컨텐츠 바로가기

10.13 (일)

'5000원짜리 착각'…5만원권 11장 꿀꺽한 택시기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년 만에 고국 찾은 어르신, 권종 착각

택시비 5만여원 나왔는데 55만원 지불

인천의 한 택시 기사가 5만원권을 5000원권으로 착각해 훨씬 많은 택시비를 지불한 손님을 그냥 내려주고 떠나 논란이다.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인천 택시 기사님들 보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하와이에서 고국에 20년 만에 오신 어르신이 10일 오후 7시경 인천공항에서 주안역까지 택시를 타고 오셨다"는 말로 글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택시비가 5만1000원 정도 나왔는데, 이 어르신은 5만원권이 예전의 5000원권인 줄 알고 기사님에게 5만원권 11장을 드렸다"고 전했다. 택시비로 10배가 넘는 55만원을 낸 셈이다.
아시아경제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이 오만원권 지폐를 정리하는 모습.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호텔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저도 우연히 알게 됐다. 호텔 하루 숙박비가 얼마냐고 물으셔서 3만5000원이라고 하니, 5만원권 7장을 주시더라"라며 "처음엔 치매인 줄 알고 5만원짜리 한 장만 내면 된다고 하니 10분 전 상황을 말씀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말 제 얼굴이 붉어졌다. 돈이 없어도 창피한 짓은 하지 말자"라면서 "저도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창피하다. 혹시나 이 글을 보신다면 어르신이 이번 달 말까지 한국에 계신다고 하니 꼭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50만원 공짜 돈 번다고 부자 되지 않는다"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팁으로 착각하기 어려울 만큼의 차액인데 왜 그랬을까", "그거 받고 마음 편할까", "5만원권 11장 준다고 다 받기 쉽지 않을 텐데 씁쓸하다", "같은 택시 기사로서 너무 열받는다", "인천공항 교통운영팀에 전화해서 꼭 처벌받게 해달라", "인천공항에 CCTV 많다. 택시 기사 누구인지 찾아내자" 등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한편 과거 외국인 관광객이 착각하고 건넨 택시요금 5만원권 3장을 돌려주지 않고 받아 챙긴 택시 기사가 붙잡힌 일도 있었다.

2019년 싱가포르 가족 관광객 B씨 등 4명은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앞에서 택시를 타고 남포동 BIFF 광장에 도착한 뒤 택시요금 1만4800원이 나오자 5만원권 3장을 건넸다. 5000원권과 5만원권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택시 기사는 승객이 건넨 돈이 5만원권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스름돈을 챙겨주지 않고 15만원을 모두 받아 챙겼다.

B씨는 택시에서 내린 뒤 영수증을 살펴보다가 피해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 주변에 있던 관광경찰대 남포센터를 방문해 신고했다. 경찰은 택시 승하차 지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해 택시 기사를 특정하고 부당요금을 모두 환수해 B씨 가족에게 전달했다. 택시 기사는 경찰에서 '5000원짜리인 줄 알았다. 금액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자체에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과태료를 포함한 행정처분을 내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