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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급식 조리사' 변신 의원님에 배추까지 등장…국감장 달군 '이색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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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조리사 복장 갖춰 문제 지적

다양한 소품 활용해 질의하기도

"전달력 높여" vs "정치 희화화"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첫째 주는 국회의원들이 학교 급식실 조리사 복장부터 미국 배우 드웨인 존슨에게 자기 얼굴을 합성한 영상까지 이색 복장·소품·시연으로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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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왼쪽)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각각 한복과 조리사 복장을 입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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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지난 10일 급식실 조리사 복장을 하고 환노위 국정감사장에 나타났다. 정 의원은 앞치마와 고무장갑, 모자, 장화 등까지 갖춰 입고 급식실 조리실무사의 저임금·고강도 노동 문제를 지적했다.

그의 노트북 앞면엔 '6명이 100인분 만든 흑백요리사', '1인당 214명까지 감당하는 급식 조리실무사'라는 글귀가 적혀있었다. 정혜경 의원을 본 국회 직원이 외부인으로 오해해 입장을 제지하고, 정 의원이 "저는 의원"이라 해명하는 소동도 있었다.

같은 날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 하늘색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 등 전통 한복을 입고 나와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에게 한복 착용자의 고궁 입장료 면제와 관련한 질의를 했다. 자신의 한복과 변형된 한복을 비교하며 "한복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전통 가치를 원형 그대로 알리고 지켜나가는 것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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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만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의 얼굴을 미국 배우 드웨인 존슨에 합성해 딥페이크 영상을 만들어내는 모습. [이미지출처=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실]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난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 배우 드웨인 존슨에게 자기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인 '드웨인 상휘'를 시연했다. 해당 영상은 1분 만에도 제작이 가능한 딥페이크 영상과 관련 범죄와 관련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상휘 의원은 "저는 기술적인 경험이 없다"며 "구글에서 AI 교환 무료 서비스를 클릭해서 제 얼굴을 드웨인 존슨에게 매칭시켜 봤다. 시간이 몇십 초밖에 안 걸린다"라고 강조했다.

국감 이튿날인 지난 8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세종 과기정통부 청사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자신의 얼굴을 영화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시연했다. 이정헌 의원이 30초 만에 만들었다고 설명한 영상에는 영화 스파이더맨·닥터 스트레인지·아저씨에 합성된 이정헌 의원의 모습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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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에게 꿀벌 폐사와 관련해 질의하기에 앞서 아몬드와 상추와 꿀을 들어보이며 공통점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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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소품도 눈에 띄었다. 7일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은 농해수위 국감에서 배추 한 포기를 들고나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배춧값 폭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병진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송 장관에게 두 개의 날달걀을 들어 보이며 "어떤 게 1등급인지 맞혀보라"라고 질문했다.

8일 농해수위 국감에선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연산 전복이 담긴 통을 들고나와 주성원 쿠팡 전무에게 금어기에 해당하는 수산물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는 점과 관련한 질문을 했다. 같은 날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해수위 국감장에서 바다를 형상화한 뽑기 통을 들고나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통 안에 있는 종이를 뽑을 것을 주문했다. 통 안에는 '플루토늄239', '망가니즈 54' 등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사성 물질이 적힌 종이들이 있었다. 이 의원은 도쿄전력이 정한 측정 대상 방사성 물질은 30종인데 해수부가 보유한 방사능 분석 장비로 검사할 수 있는 방사성 물질은 8종이란 점을 지적했다.

의원들이 국감에서 다양한 소품을 활용하는 배경에는 질의의 전달력을 높이는 동시에 국민적 관심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질의 내용의 깊이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시선을 사로잡는 일에만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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