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도요타가 27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개최하는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 선보일 현대 N과 토요타 GR의 제품군. 현대차·도요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일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거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이 한 자리에 선다. 모터스포츠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한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자동차 업계에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경쟁사 간의 동맹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모터스포츠에서 손잡은 현대차·도요타
현대차와 도요타는 27일 경기 용인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 WRC에 참여하고 있는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토요타 가주 레이싱(GR)이 처음으로 손잡고 양사의 고성능 모델과 경주차를 선보이는 자리다.
고객들이 함께 고성능 차량을 즐길 수 있는 ‘트랙 데이’(TRACK DAY)'를 마련하고 현대 N과 토요타 GR 차량들이 같은 공간에서 달리는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두 회사의 월드랠리팀 경주차가 실전 랠리 같은 주행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쇼런, 고객이 직접 경주차의 성능을 느낄 수 있는 ‘택시 시승 체험’ 등 다양한 드라이빙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된다.
현대 N은 2024 WRC 시즌에서 활약 중인 ‘i20 N Rally 1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i20 N Rally 2’ 경주차 2종과 아이오닉5N, 아반떼N 등 양산 고성능 N 제품군을 선보이고 드리프트에 특화된 ‘아이오닉5N 드리프트 스펙’을 통해 역동적인 쇼런을 펼칠 예정이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은 ‘GR 야리스 랠리 1 하이브리드’, ‘GR 야리스 랠리 2’, ‘GR 수프라’, ‘GR86’ 등 경주차와 고성능 모델을 선보인다.
이밖에 모터스포츠 팬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모터스포츠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양사 경주차와 양산차가 한데 모인 ‘서비스 파크’, 축하 공연 등 다채로운 즐길거리가 제공된다.
정 회장과 모리조라는 이름의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는 도요다 회장은 직접 행사장을 방문해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전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도요타의 고성능 모델들이 서킷에서 그룹 주행하는 모습. 현대차·도요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장까지 참석하는 두 회사의 첫 공동 행사는 업계에서도 큰 관심사다. 고객들과 함께 모터스포츠 문화를 즐기고 확산하겠다는 의도를 넘어서 두 회사의 미래차 협업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두 회사가 행사장에 전시 부스를 마련해 미래 비전을 담은 것이 힌트가 될 수 있다.
현대 N 부스에서는 1974년 선보인 포니 쿠페 디자인과 첨단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해 미래 고성능 방향을 제시하는 ‘N 비전 74’와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출전해 양산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개조 부문 신기록을 달성한 ‘아이오닉 5 N TA 스펙’을 전시한다. 또한 수소와 전기차 기술을 통해 자동차 문화 선도를 이루려는 현대 N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도요타 가주 레이싱 부스에서는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전동화 선택지를 제공하는 ‘멀티 패스웨이’ 전략을 보여주기 위해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액체 수소 엔진 GR 코롤라’와 일본 만화 ‘이니셜D’에 ‘AE86’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스프린터 트레노 기반의 수소 콘셉트카 ‘AE86 H2 콘셉트’를 전시한다.
◆급변하는 車시장… 과거의 라이벌이 오늘의 친구
최근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대표적인 완성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와도 손잡으며 분야를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협업의 문을 열었다.
두 회사는 지난달 12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승용·상용 차량, 내연 기관, 친환경 에너지, 전기 및 수소 기술의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는 내용이다. 향후 배터리 원자재, 철강 및 기타 소재의 통합 소싱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협업 내용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이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현대차가 강점을 가진 하이브리드 기술력과 GM이 강점을 가진 픽업트럭 기술력에 더해 글로벌 공장을 함께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놓고 경쟁하던 완성차 기업의 협업 확대는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완성차 기업들은 주로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도요타와 BMW는 수소연료전기차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다. 수소차 연구개발에 오래 투자해온 도요타가 BMW에 수소연료전기와 수소탱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BMW는 이르면 2028년 도요타와 함께 개발한 수소 연료전지 기술이 사용된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BMW는 SUV 모델 X5를 기반으로 한 수소차 모델 ‘iX5 하이드로젠’을 개발 중이다.
지난 6월 폭스바겐은 미국 전기차 회사 리비안에 7조원을 투자하고 협력 관계를 맺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완성차업계의 전략적 합종연횡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의 판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 분야에서 강자였더라도 전기차 분야에서는 수많은 경쟁자 중 하나다. 중국발 저가 전기차의 물량 공세는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협업 모델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