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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이는 국제유가…정부,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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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세수 부담 여전…"국제유가 단기 상승·장기 하락 가능성"

아주경제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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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국제 유가가 들썩이면서 이달 말 일몰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앞두고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대 물가의 선봉장 역할을 한 석유류 가격이 튀어오를 경우 물가가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올해 3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으로 국세 수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에 따른 세수감은 부담이다.

11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1년 11월부터 이어진 유류세 인하조치는 세율 조정을 거쳐 현재 휘발유는 20%, 경유·액화석유가스(LPG)는 30% 인하한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최근 국내 석유류 가격은 안정세를 보이는 추세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 서비스(오피넷) 주간 국내 유가동향을 살펴보면 10월 1주차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12.8원 하락한 ℓ당 1587.6원, 경유 가격은 14.8원 하락한 1420.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와 경유 판매가격은 7월 5주 이후 9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제유가는 출렁거리고 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협상 용의가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 원유(11월 인도분)는 3.62달러(4.7%) 폭락한 배럴당 73.52달러를 기록했지만 10일 다시 3.6% 오른 75.85달러를 나타냈다.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시설을 타격하는 재보복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과 허리케인 밀턴이 미국 남부를 강타하기 전 연료 비축 움직임이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아프리카중동·중남미팀 전문연구원은 "이달 초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석유시설 공격, 이란의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에 대한 석유시설 타격,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우려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제유가가 출렁이는 가운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될 경우 안정세를 찾아가는 물가의 상방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하며 3년 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석유류가 1년 전보다 7.6% 내려서면서 전체 물가를 0.32%포인트 끌어내린 영향이 크다. 만일 유류세가 환원될 경우 고스란히 물가에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세수가 줄어드는 것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지난 4월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올해 세입을 전망했지만 인하 조치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이에 지난달 세수 재추계를 통해 올 연말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질 경우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11조2000억원 걷힐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전망보다 4조1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중동 정세 불안에도 장기적으로 유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정부의 고민을 키우는 부분이다. 유 연구원은 "중동 분쟁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생산량 증가, OPEC+의 감산 부분 해제 등 장기적으로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조금 충격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우하향하는 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아주경제=김성서 기자 biblekim@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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