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밴드 붐’ 왔다...음원 차트도 점령한 록 스피릿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0년차 ‘아이돌 밴드’ 데이식스 차트 점령
‘해피’ 역주행에 26일 연속 멜론 톱백 1위
2위엔 걸밴드 QWER 신곡 ‘내 이름 맑음’
실리카겔 1~9월 스트리밍 작년比 200%↑

엔데믹 후 대형 페스티벌 통해 록음악 부활
가을 야외 축제에도 신·구 밴드 대거 출연


매일경제

지난 달 20~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세 번째 월드 투어 ‘포에버 영’을 개막해 3회차 전석 매진시킨 밴드 데이식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팝, 트로트, 힙합으로 점철됐던 국내 음원 시장에 ‘밴드 붐’이 왔다. 엔데믹 이후 대면 공연이 활성화되면서 라이브 연주의 쾌감을 배가하는 록 밴드들이 하나둘 주목받기 시작하더니, 이제 듣는 음악의 대세로도 올라선 것이다. 10~11월 가을 정취를 더하는 야외 페스티벌도 줄줄이 열려 밴드 붐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톱100 차트 정상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0일까지 26일 연속 데뷔 10년차 남성 4인조 밴드 DAY6(데이식스)의 곡 ‘해피’가 차지했다. 멤버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3월 발매한 미니 앨범의 수록곡이 뒤늦게 빛을 본 사례로, 이 팀의 데뷔 후 첫 1위 곡이다. 같은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걸그룹 엔믹스가 커버한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지만, 활기찬 선율에 ‘나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라는 절실한 가사가 세대불문 공감대를 샀다.

데이식스는 이 곡 외에도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웰컴 투 더 쇼’ ‘예뻤어’ ‘녹아내려요’ 등으로 차트 상위권을 꿰찼다. 또다른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의 9월 월간 차트에서도 ‘해피’가 1위를 차지하고 3·4·8·14위에 각 곡이 순서대로 올라와 있다. 데이식스는 지난달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사흘간 단독 콘서트도 매진시켰다. 싱가포르, 방콕, 도쿄, 마닐라 등으로 내년 초까지 세계 투어를 이어간다.

매일경제

지난달 20~22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 투어 ‘포에버 영’ 무대에서 데이식스 멤버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인 방송 진행자 등 유튜버들로 구성된 기획형 여성 4인조 밴드 QWER(큐더블유이알)의 신곡 ‘내 이름 맑음’도 톱100 차트 주행을 시작했다. 지난달 발매 직후 차트 95위로 진입한 후 꾸준히 상승하더니 2~3위권에 올랐다. 청량한 음악에 짝사랑하는 마음을 꾹 눌러온 화자의 울컥하는 감정이 드러난 곡으로,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리더이자 ‘히트곡 메이커’인 프로듀서 전소연이 작곡·작사했다. QWER은 지난해 유튜브 콘텐츠 제작자 ‘김계란’이 기획한 걸밴드 프로젝트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결성된 밴드인데,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소통 등에 강점을 보이며 팬덤 몰이를 하고 있다.

매일경제

신곡 ‘내 이름 맑음’으로 컴백한 걸밴드 QWER. 사진제공=타마코 프로덕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력파 인디 밴드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인디 록밴드 터치드의 여성 보컬 윤민이 MBC ‘복면가왕’에 ‘희로애락도 락이다’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9회 연속(방송 기준 19주) ‘가왕’ 타이틀을 지킨 게 화제가 됐다. 이 방송 사상 9연승 가왕은 8년 전 ‘우리 동네 음악대장’으로 출연한 밴드 국카스텐의 하현우 외에 윤민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잔나비, 실리카겔, 루시, 너드커넥션 등이 꾸준히 인기몰이하고 있다. 멜론 데이터랩에 따르면, 실리카겔은 올해 1~9월 집계한 스트리밍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9.6% 급증했다.

아이돌 기획사에서도 꾸준히 밴드 팀을 내보낸다. 원조급인 FNC엔터테인먼트는 2007년 데뷔한 FT아일랜드, 2010년 데뷔한 씨엔블루가 여전히 활동 중이고, 이들의 뒤를 이어 엔플라잉, 하이파이유니콘 등의 밴드도 나왔다. JYP엔터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안테나의 드래곤포니, RBW의 원위 등도 페스티벌 무대 등에서 얼굴을 알리고 있다.

매일경제

올해 초 단독 콘서트에서 공연하는 밴드 터치드. 사진제공=엠피엠지 뮤직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밴드 붐’의 배경으로는 공연 시장 활황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큰 무대에서도 에너지를 발산하는 밴드가 관객몰이를 넘어 음원몰이까지 하게 된 것이다.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로 꼽히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지난해 15만여 명이 찾아 역대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고, 올해도 지난 8월 2~4일 15만명을 동원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엔 페스티벌 라인업이 중요했다면 요즘엔 열기를 경험하고 과시하러 오는 MZ세대 관객이 많아졌다”며 “록 음악을 따라 패션 스타일도 유행”이라고 했다.

이같은 흐름은 가을 야외 축제에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2~13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리는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엔 YB(윤도현밴드), 노브레인, 크라잉넛, 김수철 등 원조급 밴드를 시작으로 소란, 쏜애플, 터치드, 크랙샷, 더픽스 등이 대거 출연한다다. 이어 26~27일, 11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데이식스, 페퍼톤스, 루시, 설, 드래곤포니 등 다양한 밴드가 출연을 확정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