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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외국인 'K문학의 성지'된 야외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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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이 되면 서울 광화문이나 청계천 일대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서울의 대표적 관광지인 이곳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들의 행동은 보통 관광객과 뭔가 다르다. 추억에 남을 사진 한 장을 찍기보다는 각자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편한 자세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의 손에 공통적으로 들려 있는 것은 번역된 'K문학'이다.

소설가 한강이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K문학에 대한 외국인들의 높은 관심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가 운영하는 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책읽는 맑은 냇가(청계천) 등 서울야외도서관 세 곳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높은 관심을 받으면서 'K문학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다.

서울시는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기증받은 한국 문학 번역서 700여 권을 서울야외도서관에 전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 문학의 번역 출판 지원, 한국 문학 및 한국어 예술문화 콘텐츠 전문 번역가 양성 등의 역할을 맡고 있다.

오지은 서울도서관장은 "책읽는 서울광장은 하루에 1만명 정도가 찾는데, 이 가운데 10%를 외국인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광화문과 청계천 야외도서관에도 많을 땐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방문객의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청계천이나 광화문 야외도서관은 아예 여행 업체에서 관광 코스로 정해 '잠시 쉬면서 책도 읽으라'고 시간을 주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야외도서관은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인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해외 문학상 수상작, 드라마·영화·뮤지컬 원작 도서, 고전문학 등 한국 문학 번역서를 주제별로 구성해 전시하고 있다. 전시 도서는 영어, 일본어, 중국어, 아랍어, 그리스어 등 다양한 33개 언어로 번역된 원작 59종이다.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시 부문 수상작 '날개환상통'(김혜순), 국제 더블린 문학상 입후보작 '대도시의 사랑법'(박상영), 뮤리엘 만화상 최우수 번역 수상작 '풀'(김금숙), 독일 리베라투르상 입후보작 '82년생 김지영'(조남주) 등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 같은 한국문학번역원 도서는 이달 31일까지 전시된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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