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구영배·류광진·류화현 구속영장 전부 기각
"이커머스 사업 성격 고려…다툼 여지 있어"
횡령·사기 수사하던 검찰 영장 기각에 난관 봉착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와 관련해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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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세 명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특히 구 대표에 대해 “이커머스 플랫폼 사업의 성격, 티메프 인수와 프라임 서비스 개시 경과, 기업집단 내의 자금 이동 및 비용분담 경위, 위시 인수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동기와 과정 등에 비춰보면 피의자에게 범죄혐의를 다툴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를 마무리하고 기소하려던 검찰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통상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수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최대 20일까지 피의자를 구속 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어, 검찰은 기간 만료 전에 피의자를 구속기소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티메프의 판매대금을 무리하게 가져다 써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났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집중 추구했다. 아울러 티메프가 소비자에게 받은 판매대금을 판매자들에게 정산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상품권을 할인하는 등 돌려막기식 영업을 단행한 걸 두고 ‘사기’로 보고 수사했었다.
하지만 법원이 이커머스 플랫폼의 특수성을 언급하면서 이 논리는 힘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판매대금을 통해 투자를 하는 것은 이커머스 업계에서 비일비재한 것으로 이번 사건을 두고 ‘성공하면 쿠팡, 실패하면 티메프’라는 말이 있었다”며 “구 대표 측에서도 영장심사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의견을 냈고, 법원이 티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업계 특성에 기인한 것이란 점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기본적으로 티메프 사태의 구조는 전형적인 횡령과 사기 혐의로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하지만 법원이 이커머스의 특수성을 거론한 만큼 더 확실한 보강수사가 병행되지 않으면 혐의 입증에서도 어려움이 커질 것 같다”고 봤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입장문을 통해 “구속영장 기각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아울러 본건은 다수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안으로 피해 상황 및 피해진술 청취 등 보강 수사를 진행한 후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영장 재청구가 어려울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횡령 및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 데 이어 증거인멸 및 도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원이 “도망가거나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영장 전담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구속의 사유가 되는 걸 사실상 전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면 된다”며 “보강 수사를 통해 혐의 입증을 할 만한 ‘스모킹 건’(직접적 증거)이 없는 이상 구속 영장이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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