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2024 노벨 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지난 2016년 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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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민주화운동, 제주 4·3 사건, 에코 페미니즘 등에 관해 이야기해 온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작품 세계와 수상 의미를 풀이한 평가들이 온라인에서 이어졌다. 작가의 활동을 공격하는 혐오 발언도 눈에 띄었다.
11일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도 좋은데, 광주민주화항쟁과 제주 4·3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페미니즘 관점에서 다채로운 방향의 이야기를 한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점이 최고로 좋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냥 필력이 쩌는(좋은) 작가라서 수상한 게 아니고 광주를 다뤘고, 4·3을 다뤘고, 페미니즘을 다뤘기 ‘때문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이라며 “예술은 정치나 사상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헛소리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이유이고 작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더 많이 다뤄야 하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한강의 수상은 일개 ‘한국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탄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전두환 신군부의 조직적 홀로코스트인 광주학살이 세계사적 지위를 획득했다는 것에 있다”고 평가하는 이도 있었다. 한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한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은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함께 소개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한 작가 광주 출신이라는 점과 역사적 사건 및 페미니즘을 주제로 글을 써온 여성 작가라는 이유로 수상 의미를 폄훼하거나 억지스럽게 비판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 누리꾼은 “서양에서는 소수민족, 여자, 좌파라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것”이라거나 “요즘 문학상 추세스럽게 여성·아시안, 억압받는 소수자 전형으로 PC(정치적 올바름 할당제 자리를 채우는 용도)로 전락”했다고 수상 의미를 폄하하기도 했다.
극우 성향 남성들이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나 ‘일간베스트’ 등에는 한 작가를 “친북 소설가”라거나 그의 작품을 “폭동소설”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작가의 출신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광주 서구 5·18기념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한강의 소설 <소년의 온다>의 한글본과 영어 번역본.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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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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