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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이스라엘,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까지 공격···국제사회 ‘격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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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23년 10월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마르와힌 마을에서 유엔 평화유지군 대원들이 감시탑에서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지대를 바라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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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에 연일 고강도 폭격을 퍼붓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지역 유엔평화유지군(UNIFIL)까지 공격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이를 규탄했다.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탱크가 레바논 남부 국경도시 나쿠라에 위치한 UNIFIL 기지로 포를 발사해 기지 감시탑에 명중했다. 이 공격으로 인도네시아 국적 군인 2명이 다쳤고 감시 기능 역시 타격을 입었다.

UNIFIL은 성명을 내고 최근 본부와 기지가 이스라엘군의 “반복적인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UNIFIL은 전날 이스라엘군이 감시 카메라를 의도적으로 쏴 작동 불능으로 만들고 기지 주변에 총격을 가해 차량과 통신 시스템을 손상시키는 등 고의적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UNIFIL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최근 감시탑과 감시 카메라, 통신 장비, 조명 등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유엔 소식통은 이런 공격으로 해당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국제법 위반 행위를 감시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군은 해당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상대로 작전을 벌이던 중 유엔군에게 ‘보호 구역에 머물라’고 권고한 뒤 포를 쐈다고 해명했다. 해당 지역이 작전 지역이므로 UNIFIL이 북쪽으로 5㎞ 이상 이동하라는 것이다.

UNIFIL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정에 따라 이곳에 배치됐다며 이스라엘군의 철수 요구를 거부했다.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우리 부대는 지역 비정부기구(NGO)와 유엔을 지원해 모든 마을에 꼭 필요한 식량과 물을 공급하도록 돕고 있다”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피란을 떠났지만, 여전히 수천 명이 이 지역에 갇혀 있으며 우리는 이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평화유지군 업무를 관장하는 장 피에르 라크루아 유엔 사무차장도 안보리 회의에서 UNIFIL이 점점 더 위험에 처하고 있다면서도 계속 이 지역에 주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006년 헤즈볼라와의 전쟁 당시에도 UNIFIL에게 주둔지에서 철수할 것을 요구했으나 UNIFIL은 철수를 거부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요르단 등 UNIFIL에 참여하는 각국을 포함해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고의적인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며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성토했다.

UNIFIL에 자국군 1000명을 파견한 이탈리아의 구이도 크로세토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고의적인 발포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자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이번 발포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평화유지군을 보호하는 것은 모든 분쟁 당사자에게 부과된 의무”라고 비판했고, 스페인 외교부도 “중대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규탄했다.

UNIFIL은 1978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후 남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감시하기 위해 설립됐다. 50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병력과 지원 인력으로 구성돼 있으며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이후 임무가 확대돼 양국 국경의 완충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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