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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M&A알쓸신잡]'GS이니마' 매물에 출렁이는 국제 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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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을 민물로"…해수담수화 기업

GS건설, 자회사 매각시 유동성 확보

"GS이니마 몸값, 최소 1조6000억"

"20세기가 '블랙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물)의 시대가 될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2007년 내놓은 예측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수질오염 문제로 지구촌 곳곳에선 '일상에서 쓸 수 있는 물'이 더욱 귀해졌습니다. 지구 표면을 덮은 물의 97%가 바다인 만큼 인류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해수담수화' 산업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해수담수화는 바닷물에서 염분과 유기물질을 없애 식수·생활용수 등 담수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시장 조사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8년 18조5000억원이던 전 세계 해수담수화 시장 규모는 올해 25조8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인데요.

최근 글로벌 '물 시장'에선 종합 수처리 회사인 GS이니마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가시화되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이번 M&A알쓸신잡에선 GS건설이 '알짜' 자회사로 꼽히는 GS이니마를 매각하는 배경과 해수담수화 시장 전반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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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GS건설에 인수…역삼투압 기술 강점
GS이니마는 1955년 스페인에서 설립된 장수 기업입니다. 마드리드에 본사를 두고, 유럽과 중남미 지역에서 굵직한 수주를 연달아 따내고 있죠. 핵심 경쟁력은 '역삼투압 담수화' 기술에서 나옵니다. 바닷물과 담수 중간에 일부 성분만 통과시키는 반투과성 막을 놓은 채 바닷물 쪽에 높은 압력(삼투압)을 주면, 순수한 물만 담수 쪽으로 옮겨가 정화되는 방식입니다. 환경 오염과 에너지 사용량도 적은 방식으로 꼽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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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은 2012년 스페인 건설사로부터 GS이니마를 2억3000만유로(당시 약 3520억원)에 인수, 2019년 재무적투자자(FI)의 잔여 지분까지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들었습니다. 이후 GS이니마는 2100억원 규모의 스페인 상·하수도 통합 운영 프로젝트, 1000억여원 규모의 튀니지 해수담수화 플랜트 공사 등 해외에서 대형 수주 수십건을 수행하며 세계에서 손꼽히는 수처리 업체로 올라섰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르면 GS이니마의 매출액은 2018년 2310억원에서 2022년 4050억원, 지난해 4930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GS건설 신사업 매출의 약 40%를 차지합니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061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786억원 대비 35% 증가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기록 중입니다.

GS이니마 관계자는 "브라질 상·하수도 컨세션 사업장의 운영, 중동(오만, 아랍에미리트) 담수화 프로젝트 시공 등이 이런 실적으로 이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의 올해 3분기 수주가 3조6000억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보다 80% 늘어나는 등 크게 성장할 것"이라며 "여기서 GS이니마의 수주 성장이 돋보였다. 4분기에도 3분기와 비슷하거나 이를 뛰어넘는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GS건설은 GS이니마의 매각 작업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그 몸값이 최소 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합니다. 유럽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수처리 회사 및 건설사 등이 컨소시엄을 꾸려 골드만삭스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입찰 금액은 약 10억달러(약 1조원)로 알려졌고 지분 매각 방식(전체 혹은 소수 지분)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컨소시엄이 제출한 제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제안'이다. 추후 '법적 구속력이 있는 제안'이 제출될 경우 단가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GS건설, GS이니마 매각으로 최소 1.6조 유동성 확보 가능"
튼튼한 자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GS건설의 결정이 아쉽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GS이니마 매각은 향후 GS건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난해 GS이니마의 매출액은 4930억원, 순이익은 522억원에 달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유동성 확보 효과는 분명해 보입니다. GS건설 입장에선 '차입금 축소 및 이자비용 감소'가 더 중요한 목표란 것이죠. 장문준·강민창 KB증권 연구원은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기준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가 2조800억원(일반 시행사업)으로 비교적 크다. 순차입금도 3조2000억원 규모로 건설업 내 우려가 많은 기업"이라며 "GS이니마의 소수지분 매각 혹은 경영권 매각 등을 통해 유입될 현금 규모에 따라 시장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GS이니마를 적정가치(1조6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아 현금 확보가 가능할 경우 순차입금 규모가 줄면서 시장 우려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력 신사업 선별'이라는 경영 효과도 기대됩니다. 조정현 연구원은 "GS건설은 수처리 시설, 모듈러, 이차전지 재활용 등 신사업 부문에 투자하며 매출 다변화를 추구해 왔다"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이 중요한 시점에서 성장성 높은 사업부를 파는 게 아쉽지만, 자본 효율성을 높여 미래 사업부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GS이니마 매각은 긍정적인 선택"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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