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이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 지금까지 노벨문학상은 121명에게 수여됐는데, 한국인은 최초다. 여성으로는 18번째지만, 아시아 여성으로는 첫 수상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문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상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한국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주어진다.
한림원은 수상 이유로 한강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을 꼽았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했다”며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고리에 관한 독특한 인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매츠 말름 한림원 종신위원장은 “1시간 전 수상자 통보 전화를 받은 한강이 다른 날처럼 보낸 뒤 막 아들과 저녁을 마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신들도 즉시 한강의 수상을 집중 조명했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한강은 저명한 소설가(한승원)를 아버지로 둔 문학적 배경을 갖고 있다”며 “글쓰기와 더불어 미술과 음악에도 심취해 있으며, 이는 그의 문학 작품 전반에 반영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AP통신과 프랑스 AFP통신 역시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을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노벨문학상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이 밝힌 선정 기준에 따라, 문학 분야에서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을 생산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이다. 수상자 중 대부분은 미국, 유럽 국적자였다.
아시아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전 세계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고 아시아 여성은 최초다. 노벨문학상은 2012년 이후 거의 예외 없이 매년 남녀가 번갈아 수상자로 선정됐는데, 지난해 남성 작가 욘 포세에 이어 올해 한강이 수상하면서 그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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