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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 (화)

尹 "한일 셔틀외교 이어가자" 이시바 "기시다 계승, 긴밀히 공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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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한 호텔에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며 이시바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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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이시바 총리가 취임한 지 9일 만으로, 두 정상은 첫 만남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이루고 북한의 핵 위협과 불법적인 북·러 군사 협력을 규탄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전임 기시다 총리에 이어 이시바 총리님과도 셔틀외교를 포함한 활발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일 관계 발전을 함께 도모해 나갔으면 한다”며 “특히 다가오는 2025년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양국 관계의 희망찬 미래상을 제시하고 양국 국민이 관계의 도약을 체감할 수 있도록 총리님과 긴밀하게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 3월 제가 일본을 방문한 이후 한·일 관계는 큰 긍정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양국 지도자 간의 흔들림 없는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님과 기시다 전 총리가 크게 개선시킨 양국 관계를 계승해 발전해 나가고자 한다”며 “대통령님께서 말씀하신 셔틀 외교도 활용하면서 대통령님과 긴밀히 공조해 나갔으면 한다”고 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늘날의 전략 환경 내에서 일본과 한국의 긴밀한 공조는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현재 양호한 양국 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선 양국 국민의 교류와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 계기에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그러한 한·일 관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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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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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회의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를 입구 근처에서 기다렸다. 이시바 총리가 도착하자 윤 대통령이 손을 내밀었고, 이시바 총리는 윤 대통령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일정이 빡빡한 다자회의 계기에 열리는 양자 회담은 약식 형태로 20~30분에 걸쳐 짧게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40분 동안 이어졌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회담 뒤 브리핑에서 한·일 두 정상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불법 사이버 활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북·러 군사 협력이 불법적이고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라는 점에 공감을 표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이같은 북한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이 가동 중인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면밀히 가동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아세안 회의 계기에 북한과 북한을 지원하는 세력에 엄중한 경고 메시지가 발신되도록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또한 “이시바 총리가 윤 대통령의 8.15 통일 독트린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하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과 안보 문제뿐 아니라 경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상대국 공항에서 사전심사를 하는 입국 간소화 논의를 가속화하기로 하고, 수소·암모니아와 퀀텀·양자 분야에 걸친 첨단 기술 협력과 공동 연구도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오늘 첫 만남이었기에 양국의 역사가 과거사 문제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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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주석궁에서 한·라오스 소인수 및 확대회담을 마치고 떠나기 전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 환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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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한·아세안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한국과 아세안은 협력을 한층 도약시키기 위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CSP)를 수립한다”며 “최고 단계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국과 아세안은 새로운 미래의 역사를 함께 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아세안은 지난 2010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14년 만에 관계를 격상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3년 연속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북한과 오랜 친선 관계를 맺어온 아세안 국가들에 공을 들여왔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선 “한국은 아세안과 공동 번영의 파트너로서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교육과 투자 중심의 협력을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와 같은 미래 분야로 확장하고 국방 협력을 발전시켜 아세안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에 8·15 통일 독트린 지지를 요청하며 “북한의 핵 위협이 존재하는 한, 한국과 아세안의 진정한 평화는 달성할 수 없다”며 “북한 도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합된 의지와 행동만이 역내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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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채택된 ‘한·아세안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는 비핵과 평화, 번영의 한반도 및 8·15독트린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와 함께 남중국해 내 항행과 상공의 자유 증진의 중요성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이어 열린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도발을 규탄하고 지난 5월 서울에서 열린 한·일·중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 협력을 재가동하는 ‘아세안+3 협력’ 도약의 원년을 선포했다. 지난 5월 서울에서 만났던 중국 리창(李强) 총리와도 재회했다. 다만 향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을 고려해 별도의 한·중 회담을 하진 않았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주최국인 라오스, 회의 참석국인 베트남 태국, 캐나다 정상 등과도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갖고 무역 투자 및 청정에너지, 방산 협력 등을 논의하며 세일즈 외교를 이어간다. 윤 대통령은 11일 아세안+3에 더해 호주와 뉴질랜드, 인도 등 동아시아 국가가 함께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뒤 귀국길에 오른다.

비엔티안=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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