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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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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이냐, 안정성이냐···은행VS증권 퇴직연금 쟁탈전 창과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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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23년 퇴직연금 금융권역별 수익률/그래픽=김현정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예정보다 보름 늦은 이달 말 시행될 예정이다. 일정지연 등 제도시행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는건 가입자 유치를 둘러싼 업권 간 경쟁과 무관치 않다는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수성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은행과 가입자 유치 공세에 나설 증권사 간 경쟁 구도가 시스템 미비를 내세운 신경전 양상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10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시행되면 사실상 은행과 증권업계 간 '2파전' 양상이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성과 공세의 입장이 뚜렷하다. 우선 약 200조원 규모의 은행 적립금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투자업계가 수익률을 앞세워 공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전체 업권의 퇴직연금 연간수익률 평균은 5.26%다. 이 중 금투업계의 수익률이 7.11%로 경쟁 업계를 압도하며 전체 평균을 견인하고 있다. 은행이 4.87%, 생명보험업계가 4.37%, 손해보험업계가 4.63%의 연간수익률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증권사들은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는 전략으로 퇴직연금 가입자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공통적으로 기존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고,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하는 등 자산관리 솔루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AI(인공지능)로봇이 개인투자성향에 맞게 자산을 운용해 주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아울러 일부 증권사들은 자신들의 모바일 플랫폼인 MTS를 통해 통합연금조회 및 진단하고 투자 상품도 추천하는 시스템 적용도 하고 있다.

수성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의 움직임은 더 분주하다. 증권사들의 강점인 수익률 경쟁을 위해 은행들 역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개발을 활발히 하고 있고 증권사 대비 그동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퇴직연금 라인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은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131개에서 177개까지 늘릴 예정이고, 국민은행은 ETF를 33개 더 추가(현재 68개)한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말 97개였던 ETF를 110개 이상 늘렸다. 우리은행은 올해 말 은행권 최다 수준의 펀드·ETF 보유가 목표다.

은행 및 금투업계와 함께 보험사들도 적지 않은 규모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보유 중이지만 보험 퇴직연금은 고객 및 적립금 중 상당부분이 현물이전 제도 대상이 아니다. 이에 따라 은행이나 증권사보다는 소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보험사 퇴직연금은 보험계약과 신탁계약으로 나뉘는데, 보험계약은 현물이전할 수 없고 신탁계약만 할 수 있다. 각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보험사 내 신탁계약 규모는 전체의 20~30% 수준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당장 퇴직연금 현물이전 시행이 되길 바라고 있지만, 은행들은 느긋한 입장"이라며 "당초 다음주 오픈이 미뤄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데, 시작전부터 장외 신경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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