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적 성폭력 포함하면 5명 중 1명으로 증가…남성 피해는 11명 중 1명꼴 추정
세계 권역별 아동·청소년 성폭력 피해 규모 분석 |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세계 여성은 8명 중 1명꼴로 18세 이전에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이 10일(현지시간) 발표한 전 세계 아동·청소년 성폭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전에 성폭행을 비롯한 각종 성폭력 사건을 겪은 여성은 3억7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됐다.
이는 여성 8명 가운데 1명은 어린 시절에 이 같은 경험을 한 것으로, 전 세계에 만연한 성폭력 실태를 드러내는 결과라고 유니세프는 지적했다.
캐서린 러셀 유니세프 사무총장은 "어린이에 대한 성폭력은 우리의 도덕적 양심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라며 "아이들은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 장소에서 아는 사람에 의해 깊으면서도 지속적인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성폭력 예방 관련 제도가 충분하지 않거나 정치·안보 위기로 난민 발생이 많은 지역에서는 18세 이하 여성 성폭력 피해 발생이 4명 중 1명 수준 빈도로 나타난다고 유니세프는 전했다.
유니세프는 "성폭력 피해는 주로 청소년기에 발생하며 14∼17세 사이에 급증한다"면서 "어린 시절 피해를 겪으면 반복적으로 학대를 당할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청소년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은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성병과 약물 남용, 사회적 고립, 우울증 등의 위험에 처한다"고 부연했다.
유니세프는 남성이 18세 이전에 성폭력을 경험한 빈도가 11명 중 1명꼴이라고 추정했다. 피해자 추산 규모는 2억4천만∼3억1천만명 정도다.
유니세프는 "언어적 성폭력 등 비접촉 형태 피해까지 합치면 남성 피해자의 추산 규모가 4억1천만∼5억3천만명까지 증가한다"면서 "다만 정교한 추산을 위해서는 데이터 수집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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