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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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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게임 속 총알 움직임, 총알 같은 속도로 담아내다...'초 당 480장' 세계 최고 주사율 OLED 모니터[New &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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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27인치 패널에서 480㎐ 주사율 달성
"현존 최고 동화상 특성 갖춰"
"게임 속 미세한 움직임 차이도 표현"
한국일보

LG디스플레이 모델이 27인치 480헤르츠(㎐) OLED 게이밍 모니터로 게임을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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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최신 패널을 적용한 모니터에 미확인비행물체(UFO) 네 줄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가장 위에서 움직이는 UFO는 디스플레이에 흔히 발생하는 '끌림' 현상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임이 부드러웠다.

이 UFO의 움직임이 매끄러운 건 초당 480프레임의 속도로 디스플레이에 재생됐기 때문이다. 1초 동안 모니터에 출력하는 이미지 개수가 480장이라는 의미다. 디지털 화면은 여러 장의 이미지를 빠른 속도로 뿌려서 화면이 움직이는 것처럼 만들기에 아무리 좋은 디스플레이라도 자세히 보면 끊기는 부분이 발생한다. 프레임이 높을수록 이 현상은 줄어든다. 모니터 기준으로는 이를 '주사율'로 표현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게임용으로 자주 쓰이는 2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니터 기준 최초로 QHD(370만 화소) 화면에서 주사율 480헤르츠(㎐)를 달성한 패널을 만들었다. OLED 게이밍 모니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새 패널의 개발을 맡은 박신균 LG디스플레이 대형제품개발2담당은 "보통 1인칭 총격(FPS) 게임이나 레이싱, 격투 게임 등은 미세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된다고 한다"면서 "이런 게임 이용자들은 끌림 현상을 싫어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개발사들이 주사율 높이기 경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디스플레이 성능 지표로는 응답 속도가 있는데 박 담당은 새 디스플레이의 경우 응답 속도도 0.03밀리세컨드(ms·1,000분의 1초)로 매우 짧다고 밝혔다. 주사율과 응답 속도, 둘을 종합하면 '현존 최고의 동화상 특성을 갖춘 모니터'라는 표현이 가능하다. 박 담당은 "새 디스플레이는 화면에 잔상이 남는 정도를 따지는 '클리어모션레이션(CMR)' 수치에서도 최상위 등급인 1만3,000을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하드웨어 성능 올라왔고 고객이 더 원해"

한국일보

7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본사에서 'UFO 테스트'를 이용해 초당 480프레임의 표현이 가능한 모니터 화면(오른쪽)을 테스트하는 모습. 위로 갈수록 UFO의 프레임 수가 2배씩 늘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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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주사율이나 빠른 반응 속도를 따지는 것은 사실 일반 이용자의 영역은 아니다. 현재 대부분 TV는 보통 60㎐고, 144Hz만 넘으면 '고주사율'로 불리곤 한다. UFO 테스트처럼 작정하고 프레임 차이를 보여주는 테스트가 아니라면 144㎐와 480㎐의 차이는 체감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박 담당은 실제 시장에서 '초고주사율'로 불리는 모니터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오히려 더 높은 주사율 모니터가 가능하겠냐는 요청도 온다"고 했다. 한순간의 화면 인식과 판단이 승부를 좌우하는 프로게이머의 세계라면 오히려 장비를 더 까다롭게 따질 법하다.

개인용컴퓨터(PC)의 게임용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구현할 수 있는 시각 효과의 수준도 최근 크게 뛰어올랐다. 박 담당은 "정밀한 그래픽 표현이 가능한 '언리얼 엔진 5' 기술 기반 게임들이 나오면서 산업 발전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PC 부품 성능 측정 사이트 'PC빌즈'에 따르면 최고 성능의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조합해 최신 인기 3차원(3D) 그래픽 게임을 구동할 경우 초당 500∼600프레임까지 부드러운 영상이 나올 수 있다.

성장 중 게이밍 모니터 시장, 크기 줄이고 성능은 키워


한국일보

박신균 LG디스플레이 대형제품개발2담당이 7일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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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인치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게이밍 모니터 패널 라인업에서 작은 크기다. 하지만 오히려 개발 난도는 큰 화면보다 더 높았다는 게 박 담당의 설명이다. 그는 "27인치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패널 안에 큰 화면과 동일하게 복잡한 회로를 넣고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을 만족하는 게 더 어렵다"고 개발 과정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27인치'를 목표로 삼은 것은 게이머들이 오히려 30인치를 넘는 대형 모니터보다 작은 모니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통상 30인치 이상은 영화나 풍경 묘사가 중요한 게임을 할 때 이용하고 빠른 속도감이 요구되는 게임을 할 때는 27인치 모니터를 많이 쓴다.

패널 크기가 줄어들면 비슷한 성능 기준으로 가격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고성능 모니터가 대중화할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 규모가 올해 128억 달러(약 17조 원)에서 연평균 5.8% 성장해 2027년에는 151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 담당은 "앞으로 작은 크기 화면에서 480㎐보다도 더 높은 주사율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주사율: 1초 동안 모니터가 보일 수 있는 이미지의 수. 헤르츠(㎐) 단위를 사용한다. *응답속도: 디스플레이가 한 장의 이미지를 띄울 때까지 걸리는 시간. 통상 버튼을 입력했을 때 화면이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를 뜻한다. *클리어모션레이션(CMR): 비디오일렉트로닉스표준화협회(VESA)에서 도입한 디지털 화면의 잔상 성능을 측정하는 표준. 선명한 픽셀과 흐릿한 픽셀 비율을 수치로 나타내며, 현재 1만3,000이 최고 등급이다.



파주=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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