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제안에 성사…장상윤 사회수석·정경실 복지부 단장 참석
갈등 실마리 풀기는 어려울 듯…"늦은 감 있지만 최선 찾을 것"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7월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께 드리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2024.7.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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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의대 증원을 두고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수들과 정부 관계자가 한자리에 마주 앉아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갖는다.
10일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서울의대 융합관 박희태홀에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정부 관계자들과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자로 나서는 정부 관계자는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과 정경실 보건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다. 비대위 측에선 강희경 서울의대 비대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참여한다.
의정이 공개 토론회로 마주 앉는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의정 갈등 초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떠난 직후인 2월 23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 김택우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TV토론회를 열었지만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친 바 있다.
이후 상황은 격랑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대화는 단절됐고 의정 갈등은 더욱 경색됐다. 정치권과 정부가 의료계를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여야의정협의체를 비롯해 의료인력추계위원회,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등 참여를 제안했지만 의사 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공개적으로 마주 앉는 자리는 만들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였다.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토론회는 비대위가 대통령실에 직접 제안하고, 대통령실과 복지부가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성사됐다.
이에 비대위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방안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환자 중심의 의료 체계 구축 방안 △의료 정책 결정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주제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고, 대통령실은 △2000명 증원이 왜 필요한가를 놓고 토론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 관계자는 "대통령실에서 제안한 주제는 그간 국정감사 등을 통해 정부의 주장이 충분히 설명되었기에 추가적인 토론의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면서 "그러나 토론의 형평성을 위해 논의 사항에는 포함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번 토론회가 갈등 상황에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자리이긴 하지만 문제 해결의 마중물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을 비롯해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토론회에 참석하는 장상윤 수석은 지난 4일에도 "수시 입시가 진행 중이고 대입 절차에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며 "입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의료계가) 테이블에 놓고 의견을 얘기할 수는 있지만 그거와 별개로 현실적으로 (정원 조정 문제는) 이미 지나갔다고 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근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사직 전공의들에게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수련 현장에 있어야 할 전공의들이 경로를 잃고 방황하고 있는 데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해 의료계에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의료계와 정부가 본격적인 대화의 물꼬를 텄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울의대 비대위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또 사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전공의, 의대생 단체들은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교수들과도 선을 긋고 있다는 점에서 이날 토론회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비대위 관계자는 "비록 늦은 감이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대화할 수 있는 숙론의 자리를 마련했다"며 "누가 옳으냐가 아닌 무엇이 옳은가, 싸워 이기기보다 모두를 위한 최선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사회 문제와 갈등을 해결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는 복지부 유튜브 채널 '보건복지부TV'에서 생중계된다.
서울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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