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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 (수)

트럼프에 '올인' 머스크… '@아메리카' X 계정 갖다 바치고, 유권자엔 현금 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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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슈퍼팩' 통해 현금 걸고 청원 벌여
추천인 1명당 47달러… 머스크 "돈 벌기 쉽다"
@America X 계정 '압수'해 홍보 활용하기도
"괴짜 억만장자, 수년간 우경화 행보가 정점에"
한국일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6일 위스콘신주 주노에서 유세 도중 웃고 있다. 주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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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다 걸었다(all in)."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엑스(X·옛 트위터) 소유주 일론 머스크가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의 트럼프 선거 구호)' 모자를 쓰고 트럼프 유세 현장에서 뛰어대더니, 이번에는 현금까지 뿌려가며 '적극 지지자' 모집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신 현금 뿌리는 머스크


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를 지원하고자 자신이 만든 슈퍼팩(정치자금 모금 조직) '아메리카팩'을 통해 현금을 내건 청원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 보수 의제인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 보장)와 2조(총기 소지 권리 보장)에 대한 지지 서약을 받는 청원이다. 선거 결과를 좌우할 7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조지아·애리조나·노스캐롤라이나·네바다)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아메리카팩은 특히 서약에 동참하는 사람을 구해올 경우 1명당 추천료 47달러(약 6만3,000원)를 준다고 약속하고 있다. 47은 '제47대 미국 대통령'의 의미다. 이 청원이 목표로 삼은 서약자 100만 명을 채울 경우 머스크는 총 4,700만 달러(약 632억 원)를 쓰게 된다고 NYT는 전했다.

이는 선거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이용한 '매표' 행위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 연방법은 누군가에게 유권자 등록이나 투표를 대가로 돈을 주고받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지만, '청원 서명' 행위에는 달리 규제가 없어서다. 특히 아메리카팩은 지지 서명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의 이름·주소·연락처·추천인 등을 적게 하는데, 이렇게 수집한 '적극 유권자층'의 정보는 다시 트럼프 캠프의 선거 전략에 이용될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 청원 운동을 팔로워 2억 명에 달하는 자신의 X 계정에서 "쉽게 돈 벌 수 있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모자랐는지, 최근에는 '@아메리카(America)'라는 이름의 X 계정을 획득해 활용하고 있다. 원래 이 계정 주인은 수년간 트럼프나 머스크를 비판해오다 최근 4년간 별다른 활동이 없어 비활성화된 상태였다고 한다. X는 일정 기간 계정이 비활성 상태면 영구 삭제하거나 회사가 계정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X 소유주인 머스크가 이 규정을 이용해 '미국'이라는 상징적 이름을 단 계정을 '압수'한 셈이다.

계정의 용도는 역시 '트럼프 홍보'지만, '민주당 공격'에도 쓰인다. 이날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하에서 미시간주의 불법 이민 인구가 775% 증가했고, 납세자들의 비용은 11억2,000만 달러 늘었다' 등 게시글이 올라왔다.
한국일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오른쪽)가 5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연설 무대에서 뛰어오르고 있다. 버틀러=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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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좌충우돌, 트럼프에 약 될지는 미지수


트럼프 승리를 위해선 현장도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5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하던 트럼프 바로 옆자리에서 껑충 뛰며 "싸우자(fight)"고 외쳐대 화제가 됐다. 석 달 전 그곳에서 총에 맞아 귀에 피를 흘리며 트럼프가 외쳤던 구호다. 머스크는 다음 달 대선 전까지 남은 4주간 펜실베이니아를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헌신'이 트럼프에게 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NBC방송은 트럼프와 나란히 선 머스크 모습을 "괴짜 억만장자가 수년간 보여온 우경화 행보의 정점이었다"고 꼬집었다. 2020년 대선 선거 조작 의혹, 불법 이민 등과 관련된 트럼프의 온갖 음모론을 직접 퍼나른 그의 언행이 중도·온건 유권자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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