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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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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전혁 “방과후학교에서 최대 1년까지 선행학습 허용”[서울시교육감 후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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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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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윤호상, 정근식, 조전혁, 최보선 후보 등 총 4명이 출마했다. 현재까지 판세는 단일화를 이룬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와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의 양강 구도로 좁혀진 것으로 평가된다. 진단평가 도입, 학생인권조례 및 혁신학교 폐지 등을 놓고 양쪽 진영의 입장은 선명하게 대비된다. 진보 진영은 조희연 전 교육감의 혁신교육을 계승하되 기초학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보수 진영은 지난 10년의 서울 교육을 ‘실패’로 규정하고, 초등학교 진단평가 실시 및 방과후학교 선행학습 허용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정 후보와 조 후보를 각각 만나 주요 공약과 교육 철학에 대해 물었다.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는 “학생별로 기초능력 이상인지, 중간 이상인지 꾸준히 평가·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후보는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자신을 “미래지향적 교육감”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초등학교 진단평가 및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 실시, 방과후학교 선행학습 허용, 학생인권조례 및 혁신학교 폐지 등을 공약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등학교 지필평가 부활을 공약했다.

“지필평가가 아니라 진단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진단평가는 줄 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영어 읽기는 잘하는데 쓰기는 못하고 수학 응용은 잘하는데 기초개념 이해는 부족하다든지 학생마다 개별화된 진단을 해주는 게 필요하다. 이 평가가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학생이 성장하고 있는지도 알 필요가 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전혀 안 되고 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도 실시하겠다.”

-수행평가 비율을 줄이겠다고도 했다. 어떤 이유 때문인가.

“수행평가는 통일된 기준이 없다. 교사에 따라 평가하는데 그걸 누가 믿나.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주겠다고 수행평가를 시작했지만 어이없는 수행평가도 많다. 몇 퍼센트까지 줄일지까지 정하지 않았지만 선생님들과 얘기해보면 비율을 꽤 줄이는 게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방과후학교 선행학습 허용 공약을 냈다. 공교육에서 어느 정도로 선행학습을 허용하겠다는 것인가.

“다음 학기부터 최대 1년까지의 선행학습은 방과후학교에서 풀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육정상화법에서 선행학습을 학교에선 못하게 막아놓으니 그 욕망을 사교육에 가서 푼다. 교육감이 된다면 국회에 공교육정상화법을 개정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방과후학교에 사교육 강사를 데려와서 선행학습을 시키는 것도 가능한가.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걸 왜 막아야 하나.”

-이걸 공교육 강화라고 볼 수 있을까.

“공교육 강화는 그것대로 할 것이다. 학교 정규수업은 (진단평가를 통한) 교육의 질 관리를 통해서 확실히 강화하겠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때문에 죽겠다고 하니 그걸 완화하는 대책도 필요하다.”

-혁신학교 폐지를 공약한 이유는.

“진보좌파 정책의 의도는 선하지만 결과까지 항상 선하진 않더라. 혁신학교도 예외 없이 악한 결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요즘 새로 혁신학교가 지정되면 학부모들이 근조화환을 막 보낸다. 학부모들이 ‘저 학교 가면 공부 안 한다’ ‘쓸데없는 걸 수업이라고 가르친다’고 평가한다. 혁신학교에는 연간 예산 5000만~7000만원을 더 지원하는데 낭비하는 학교도 굉장히 많다. 또 특정 교사 집단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통해 혁신학교를 자신들의 승진과 출세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자사고, 특목고 유지하듯이 혁신학교도 유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교육감 한 명 바뀐다고 기존 정책을 백지화하고 부정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혁신학교의 장점을 살려서 교육력이 높아진 학교가 있는지 평가해보겠다. 괜찮은 학교는 유지하는 게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경향신문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한 보수 진영 조전혁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캠프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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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조례도 폐지하겠다고 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이 충돌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도 교권과 학생 인권이 충돌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학생인권조례가 충돌하게 만들었다.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학생 인권만 강조돼 있다. 선생님이 학생을 훈육하면 ‘선생님이 인권을 침해했다’고 학생이 인권옹호관에게 보고한다. 곤욕을 치른 선생님은 그 다음부턴 외면한다. 그럼 교실이 붕괴하고 수업이 붕괴한다. 학생들끼리의 권리와 권리가 부딪힐 땐 권위를 가진 선생님이 중재해야 하는데 지금은 법으로 해결하라고 한다. 이게 과연 교육적인가.”

-제정하겠다고 한 학생권리의무조례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나.

“미국 뉴욕시 학생권리장전을 보면 ‘학생은 집회·시위의 자유를 갖는다’고 규정하면서도 ‘집회·시위를 하면서 타인의 통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학생으로서 바람직한 복장을 착용해야 한다’ 등 책무도 함께 나열한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는 ‘집회·시위에서 유인물을 나눠줄 수 있지만 반드시 사전에 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조항까지 있다.”

-진보 진영 정근식 후보 측은 후보를 향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후보 자질이 없다’고 비판한다.

“가짜뉴스다. 학교폭력은 못된 애들이나 일진들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아이를 괴롭히는 것이다. 저는 그냥 사고였다. 고등학생 때 책상을 복도로 옮기고 있는데 끝까지 자리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한테 ‘같이 옮기자’고 하자 그 친구가 나한테 막말을 했다. 나도 욱해서 ‘너 그렇게 이기적으로 공부해서 우주대학 갈 거냐’고 하면서 한 대 쳤더니 친구 턱에 금이 가 버렸다. 친구와는 그 날 화해를 했지만 친구 부모님이 전학을 요구해 옮긴 것이다. 벌써 47~48년 전 이야기다.”

-조전혁에게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정근식 후보는 대학 교수만 했지 유·초·중등교육 관련 활동을 한 적 없다. 갑자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사진 찍고 나타나더니 일약 진보 진영 단일 후보가 돼 버렸다. 정 후보는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주로 했는데 과거지향적 교육감 아닌가. 그에 비해 나는 미래지향적 교육감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에서 국가 교육 계획을 세우는데 참여했고 국회의원 시절에도 교육 분과만 계속 했다. 최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명한 서울시 혁신·공정 교육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서울 교육 정책을 입안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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