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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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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로잔대회, 세계교회 다양성 충분히 표현 못해"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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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지구촌 이슈에 대한 탄식‧애통‧회개 시간 부재"
"비서구 지도자들의 '총체적 선교' 유산 축소"
'르네 빠디야' 딸, 루스 빠디야 박사 '정의' 설교 논란도


[앵커]
최근 폐막한 제4차 로잔대회에 대해 여러가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비서구권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눈엔 띕니다.

지나치게 서구교회만 의식했다는 지적입니다. 자세한 내용 오요셉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최근 폐막한 제4차 로잔대회에서 비서구권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서구 중심 선교를 넘어 다중심적 선교로 나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교회를
지나치게 의식했다는 지적입니다.

남미 신학자인 루스 빠디야 박사가 '정의'를 주제로 한 설교에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대회 둘째날 설교시간, 빠디야 박사는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불의,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날은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폭격을 단행하면서 5백여 명이 사망한 날로, 루스 빠디야는 이스라엘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일부 세대주의 종말론자들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루스 빠디야 드보스트 / 웨스턴신학교 교수, 인페미트(INFEMIT) 멤버]
"너무나 많은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이스라엘을 마치 구약성경 이스라엘 백성인 것처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아동, 여성, 남성에 대한 살인과 고문, 파괴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합니다."

노컷뉴스

루스 빠디야 박사는 이스라엘에게 무기지원과 일방적인 지지를 던지는 일부 세대주의 신학에 대해 비판했고, 유대인 기독교인 그룹 등은 빠디야의 설교에 항의했다. 이에 대회 집행부가 일방적으로 전체 참가자에게 사과 메일을 보내자 북아프리카와 아랍권 참가자들은 "(서구)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항상 해온 일은 우리(비서구교회)를 대표하는 모든 목소리를 침묵시키는 것이었다"며 반발했다. 결국 이에 대한 대화의 장이 마련됐고, 집행부는 루스 빠디야의 입장과 그녀의 편지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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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일부 참가자들이 하마스를 옹호한다는 식으로 항의했고, 조직위원장 데이비드 베넷은 다음날 빠디야 박사의 동의도 없이 해당 설교 내용에 대한 사과의 편지를 전체 참가자들에게 발송했습니다.

그러나 집행부의 일방적인 대응은 또다른 반발을 불러왔습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세대주의 신학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가 미국이란 점에서 대회 집행부가 지나치게 미국의 영향력을 의식했다는 겁니다.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등 비서구권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의견을 검열하고 침묵시키는 태도라며 비판했습니다.

일각에선 앞서 직전대회 신학위원장이자 케이프타운 서약을 입안한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서울 선언' 작성 초기엔 무기산업과 군산 복합체에 대한 비판, 팔레스타인과 가자지구에 대한 내용 등이 담겨 있었지만 최종본에선 결국 삭제됐다"고 밝히기도 해, 집행부가 미국의 국가 이익에 관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결국 대회 집행부는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해당 설교에 대한 루스 빠디야의 입장을 정리한 편지를 참가자들에게 다시 발송했습니다.

다중심적 선교로 변화하는 시점에 서구 교회와 비서구 교회 간의 극명한 시각 차이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노컷뉴스

루스 빠디야 박사는 제1차 로잔대회에서 총체적 선교의 방향을 이끌었던 남미 신학자 '르네 빠디야'의 딸로,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아 비서구교회 선교그룹 '인페미트(INFEMIT)'의 주요 멤버로 활동하는 등 총체적 선교 운동을 이끌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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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쓰 빠디야는 박사는 "이번 4차 로잔대회가 '다중심적 선교'를 강조했지만 정작 세계교회의 다양성이 충분히 표현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예배 형식과 찬양 인도, 대회 운영 등이 모두 서구교회 중심적이었고, 메시지도 개인적 신앙 차원에 그치고 말았다는 겁니다.

대회 기간 지구촌 곳곳에서 전쟁과 고통의 소식이 들려왔지만, 탄식과 애통, 회개의 시간을 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스 빠디야 드보스트 / 웨스턴신학교 교수, 인페미트(INFEMIT) 멤버]
"제가 성경의 부름이라고 생각하는, 세상의 현실에 직면해 깊이 성찰하고 애도하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현실을 더 냉정하게 바라보고, 고통과 상처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맥락 속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대회 프로그램에서 그런 부분이 부족했습니다."

노컷뉴스

루스 빠디야 박사는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꼭 필요한 성찰의 대화의 장을 열었다"며 "변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꼬 말했다. 이어 "우리는 다양한 관점 차이 속에서도 여전히 단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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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50주년을 맞은 이번 4차 로잔대회는 로잔의 총체적 선교 정신보단 서구의 선교 동원 유산만이 강조됐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루스 빠디야 박사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신앙을 행동으로 실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서 볼 수 있듯 정의는 복음의 주변부 문제가 아니라 핵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스 빠디야 드보스트 / 웨스턴신학교 교수, 인페미트(INFEMIT) 멤버]
"예수님은 자신의 사역을 보지 못하는 자들을 보게 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모두 정의의 문제입니다. 예수님은 이사야서의 말씀을 외치며 '희년'을 선포했습니다. 모든 땅이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가고, 노예들이 자유를 찾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세상으로 보내진 대로 너를 보냈다'다고 말합니다. 하나님 백성으로의 부르심은 세상에서 하나님의 정의를 실현하라는 부르심입니다."

루스 빠디야 박사는 한국교회를 향해서도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역사를 발전시켜왔다"며 오늘날 마주하고 있는 문화적 사회적 도전 앞에 약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복음을 세상 속에 드러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김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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