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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현안 산적한데…1년 전 엑스포 문건 공방 벌인 외교부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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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태열 장관에게 부산엑스포 유치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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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는 등 외교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 국정감사는 때 지난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판세 분석 문건 유출 문제로 공전을 거듭했다.

외통위 소속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질의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판세 메시지 송부’라고 적힌 외교부 문건을 국감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공개했다. 김 의원은 "제보 받은 전문"이라면서 "재구성했지만 한 자도 틀린 게 없다"라고 말했다.

문건은 지난해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엑스포 유치국 결정 투표 1주일 전 외교부 본부에서 BIE 회원국 주재 공관에 발송한 것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문건에는 "1차 투표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며 2차 투표에서 한국이 과반을 득표해 유치에 성공할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최종 투표 결과는 정반대였다.

문제는 김 의원이 공개한 문건 상부에 ‘3급 비밀’이라고 적혀 있었다는 점이다. 피감 기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다가 국가 기밀을 국감장에서 공개적으로 노출한 셈이 됐다.

이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답변하기 전에 3급 비밀 문건을 어떻게 입수해 화면에 띄우셨나. 엄중한 사안"이라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전문의 진실성 여부가 당시의 분석 오류 책임을 벗어나는 건 아니다"라며 "문서는 올해 6월 30일부로 일반 문서로 재분류된 것으로, 제보를 받고 수개월 간 고민해 (공개를)결정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반면 조 장관은 "(보존)기한 도래 이후 '엑스(X)' 표를 쳐서 재분류 조치를 해야 그때부터 일반 문서"라며 해당 문건이 아직 기밀 문건이라고 재반박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 간 '외교 기밀 문건 유출'로 국감의 화두가 옮겨가며 공방은 계속 이어졌다.

외교관 출신의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나 적성국가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3급 기밀 전문 유출 행위는 국기 문란이자 범죄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은 "보존 기간이 살아있는 비밀 문서가 나간 건 중대한 문제다. 유출 경위를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라고 보탰다.

반면 주러 대사를 지낸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부산 엑스포 유치 외교는 우리 외교의 참사 중의 참사"라면서 "현재 비밀 급수를 따지는 건 형식에 얽매여 본질을 못 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국기 문란은 외교부가 저지른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 장관은 "조사를 거쳐 외교부에서 유출됐다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11월 미 대선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의 총리 교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타결 등 한국은 안팎으로 첨예한 외교·안보 현안에 맞닥뜨려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외교부 국감이 정작 1년 전 사안을 놓고 정쟁으로 뒤덮인 셈이다. 미 대선 결과에 따른 '트럼프 리스크'나 한·일 관계,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 관한 내용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한편 최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발언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 장관은 "본인은 의도를 갖고 얘기한 건 아니었겠지만 그런 의심을 살만한 표현이었다"고 평가했다.

박현주·이유정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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