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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해외에서 일해주고 돈 못 받은 한국 건설사, 미수금 2조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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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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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받지 못한 돈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 건설 부문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미수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건설 미수금은 29개 공사 현장에서 총 13억6300만달러(1조8383억원)에 달한다. 최근 3년간 미수금은 △2021년 12억달러 △2022년 13억5600만달러 △2023년 13억6300만달러로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기준 해외 건설 미수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사업은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다. 단일 사업 미수금액이 3억3000만달러(4451억원)에 달한다. GS건설의 이집트 수첨분해 프로젝트(1억7000만달러)도 미수 규모가 크다.

한화 건설 부문은 2012년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 공사와 2015년 사회기반시설 공사를 각각 수주했는데 이라크 측 자금 부족으로 2022년 10월 공사를 중단했다. 이때까지 쌓인 미수금만 6억2900만달러(약 8250억원)에 달했다.

한화 건설 부문은 지난해 12월 미수금 중 2억3000만달러(약 3000억원)를 받고 공사를 재개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해 이라크를 방문한 게 회수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완전한 공사 재개는 아니었다. 기존 계약 중 미진한 부분만 마무리하는 차원이다.

베트남에서 고속도로를 시공한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도 준공 후 6년이 되도록 공사비를 못 받고 있다. 오히려 베트남 하노이 인민법원은 최근 한국 건설사들이 부실시공을 했다며, 109억원을 보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해외 사업 관련 소송이 발생하면 건설사의 비용도 늘어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소송비용 500억원을 반영했다. 카타르 도하에 짓는 70층 높이 '루사일 플라자 타워' 공사 관련 소송비용이다. 이 영향으로 현대건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44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법과 규정이 다르다 보니 '변수'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며 "그만큼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갑 의원은 "해외 건설 관련 미수금 증가는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부가 건설사의 해외사업 수주 관련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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