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장기화]
정부 “2026년 증원 논의 가능”
격무 시달리던 의대 교수 속속 사직
부산대 혈액종양내과 절반 이탈 위기
박민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10.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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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사단체가 참여할 경우 2025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힌 정부가 “이제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의사 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 추천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위원회 구성, 논의 의제 등에 대해 의료계와 접점을 찾기 위해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검토했다”며 “의료계에서도 추계위 위원을 추천해주길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또 “의료 현장의 어려움이 7개월이 넘었다. 이제는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의료계가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주신다면 위원회에서 2026년 의대 증원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추계위는 적정 의사 수 산출을 위한 논의기구로 전체 위원 13명 중 7명을 의사단체가 추천한 전문가로 채울 예정이다. 위원 추천은 18일까지 진행 중이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 5곳은 2일 연석회의를 갖고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포함해 의제 제한 없이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며 위원 추천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대본 회의 후 브리핑에서 권병기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은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복귀 조건으로 얘기한 7대 요구 중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제외한 요구사항은 대부분 정책에 반영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도 의대 증원 역시 의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협의체가 시작되면 소상히 협의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부가 “내년도 증원을 번복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는 이상 여야의정 협의체나 추계위 참여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대학 입시 일정이 시작된 상황에서 내년도 증원 규모 논의를 하겠다는 것만으로는 진정성을 믿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정부의 입장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협의체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병원 이탈이 7개월 넘게 이어지며 격무에 시달리던 국립대병원 교수들이 속속 사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전체 교수 6명 중 절반이 병원을 그만둘 위기에 처했다. 최근 한 명이 정년 퇴임했으며 다른 한 명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남은 이들 중 한 명도 사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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