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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밀착카메라] 물 달랬더니 천원 생수병을?…'K-바가지' 현장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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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큰 기대 속에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 실망하고 여행을 망치게 되는 게 외국인만 차별하는 '바가지'를 경험할 때입니다.

택시부터 유명 시장까지 잊을 만하면 '외국인 상대 바가지' 논란이 불거지는데,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가장해 직접 실태를 점검했습니다.

[기자]

한국에 온 지 두 달 차인 중국인 유학생 리즈민 씨와 제가 '서울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으로 변신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까다로워한다는 택시 타기.

승객이 몰리는 때라 일반택시는 잡기 어렵고 그나마 서 있는 건 대부분 모범택시입니다.

모범 택시를 처음 본다는 리즈민 씨는 요금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어 당황합니다.

[리즈민/중국인 유학생 : 남산? 얼마예요? {미터. 미터.} 어…미터기 비싼가요?]

지난 2020년까지 서울 시내 모범택시는 승객이 탑승 전에도 요금을 알 수 있게 겉면 유리창에 요금표를 붙여야 했지만,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루카스/프랑스 관광객 : (개인택시와 모범택시) 차이를 몰랐어요. 이제 당신이 말해줘서 알게 됐네요. 이걸 모르는 채로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돈을 많이 내게 되는 건 불공정합니다.]

조금 더 친절하게 정보가 안내되었으면 하는 지점입니다.

다음은 광장시장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주는 음식 양과 가격을 둘러싼 바가지 논란이 끊이질 않자, 지난해 말 서울시는 상인들에게 '정량 표시'를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이걸 받아들이는 가게는 거의 없었습니다.

리즈민 씨와 간 분식집도 마찬가지.

메뉴판을 봐서는 몇 인분을 시켜야 할지 감이 안 옵니다.

[리즈민/중국인 유학생 : 저희 이거 시키고 싶은데요. 2명이면 어떻게 시키면 될까요?]

음식을 주문한 후 물을 달라고 하자, 1000원 가격표가 붙은 생수병을 가리킵니다.

[리즈민/중국인 유학생 : 물 있나요? 어디 있나요? 어…무료는 없나요?]

그제야 있다고 말합니다.

[상인 : 아 있어요. '퍼블릭 워터'(Public water) 있어요.]

[리즈민/중국인 유학생 : 우리가 영상을 찍고 있는 걸 알아서 공짜 물이 있다고 알려준 것 같아요.]

QR코드를 찍으면 음식 사진과 가격이 나오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큰 도움이 안됩니다.

[알리나/러시아 관광객 : 저는 이게 얼마큼의 양인지,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사진을 보고서는 이해가 안 가요.]

시장 초입에 있는 가게 스무 곳 중, 정량 표시를 한 가게는 딱 한 곳뿐.

이 상인은 '바가지'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억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임순희/정량 표시한 광장시장 상인 : 억울하죠.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상인들) 때문에 우리도 피해 보잖아요. 그 사람들을 고쳐야 해요.]

광장시장에 대한 외국인 관광객 여론은 점차 나빠지는 모양새입니다.

[토마스 기스라송/벨기에 : 광장시장을 비판하는 몇몇 유튜버들이 있었어요. 한 유튜버는 음식을 먹고 7000원을 냈는데 다른 관광객한테는 1만원을 받은 걸 봤다고 했어요.]

저와 함께 둘러본 서울 관광지의 면면, 어떠셨나요?

극소수의 비양심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게 쌓이면 대한민국 관광업계 전체에 타격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작가 강은혜 VJ 박태용 영상편집 김영선 영상자막 김형건 취재지원 박찬영]

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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