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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아랍의 봄 재발 우려"…중동서 하마스·헤즈볼라 지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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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0% 팔레스타인 출신 요르단서 연일 反이 시위

"미군·유럽군 주둔 종식하라" 압둘라 2세 압박

美 원조에 의존하면서도 여론 무시 못해 딜레마

다른 국가들서도 비슷한 조짐…"이란 약화는 반겨"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친(親)이란 세력 간 갈등이 확산하면서 중동 국가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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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 살해당한 레바논 헤즈볼라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초상화가 그려진 광고판.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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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최근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과 같은 친이란 세력을 지지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연사들이 차례대로 하마스 또는 헤즈볼라를 공개 지지를 하는 형식으로, 수백명의 남성과 여성, 심지어 어린아이들까지도 매일같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시위에 참여한 한 남성이 어린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같은) 코란과 칼을 가지고 있다. 하마스가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요르단 전체가 하마스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며 호응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요르단에서 친이란 세력을 지지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은 압둘라 2세 국왕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그는 미국 및 이스라엘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요르단은 1994년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요르단의 1100만명 인구는 주로 미국과 세계은행 등과 같은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의 약 60%가 팔레스타인 출신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요르단 의회 선거에서 이슬람 행동전선 정당은 전체 국민투표에서 약 3분의 1의 득표율을 기록, 1992년 창당 이래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의원들은 시위대와 뜻을 같이 하고 있으며 요르단 내 미군과 유럽군 주둔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압둘라 2세 국왕을 압박하고 있다.

압둘라 2세 국왕 입장에선 이스라엘과 관계를 끊을 수도, 국민들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처지다. 요르단의 이슬람 전문가인 하산 아부 하니예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세력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의식이 뿌리를 내리고 이러한 의식은 굳건해지고 있다. 특히 지하디스트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고 있다”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나 하마스를 뿌리뽑더라도 (비슷한) 새 집단이나 병사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요르단 뿐 아니다. 다른 중동 국가들에서도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대다수 중동 국가들은 이란과 적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최우방국으로 간주되는 이스라엘과는 우호적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이집트는 요르단보다 15년 앞서 이스라엘과 평화 조약을 체결했고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도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를 맺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가자전쟁이 발발했을 당시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암살한 이후 상황이 변모했다. 일부 중동 국가에선 ‘순교자’로 묘사되는 등 그의 위상이 급격히 높아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세 명의 소식통은 “중동 내 강대국들은 이 지역에서 이란의 세력이 약화하는 것을 반기고 있지만, 가자지구나 레바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를 무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아랍의 봄과 비슷한 시위가 재점화할까 우려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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