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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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MBC라디오서 “김대남 씨가 대통령에게 ‘꼴통’이라 막말하고 여사에 대해서도 공천에 개입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며 “용산도 대통령을 능멸하는 사람에 대해 문제를 지적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전직 의원급이 갈 수 있는 서울보증보험의 상임감사 자리에 갈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당의 명예가 훼손된 부분에 대해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 서울의소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지난 7월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 때문에 죽으려고 한다. 이번에 잘 기획해서 (한 후보를) 치면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해 한 대표 공격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의소리는 김 전 행정관과 통화 이틀 뒤 ‘한동훈 당비 횡령 유용 의혹 제기’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출신의 김 전 행정관은 전당대회 당시 나경원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한 대표는 3일 “국민은 보안 의식이나 공적 의식이 형편없는 사람이 중요 공공기관의 임원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과 임용된 것 자체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며 사퇴를 압박했다. 한 대표는 2일 진상 조사 지시에 이어 4일엔 법률자문위원회를 통해 김 전 행정관 고발도 준비 중이다. 한 대표 팬 카페에선 ‘김대남 해임 촉구 탄원서’를 제출하자며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이런 공격이 또 발생할 수 있다”며 “필요하면 고소·고발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한계에선 공격 사주 의혹 제기가 ‘긁어 부스럼’이라는 반응이다. 나경원 의원은 4일 CBS라디오에서 “진상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당 대표와 대표 측근이 모두 나서 이렇게 이슈를 키워야 하나. 의도를 잘 모르겠다“며 “시끄럽게 하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전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 “자초지종을 따지고 비판하면 안 되나”며 “박해받고 있다는 ‘신데렐라 신드롬’이 한 대표 측근들의 급발진을 부르는데, 설득력이 없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4일 페이스북에 “대통령도 비판의 대상이 되는 세상인데 한순간 흘러가는 여당 대표가 자기를 비판한다고 감찰 지시를 한다는 건 좀생이나 할 짓”이라고 꼬집었다. 반면에 친한계 박상수 대변인은 “나 의원과 홍 시장은 앞으로 좌파 매체와 결탁해 공작하고도 관용차를 타고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당원이 나오면 좀생이 같지 않게 ‘대인배’가 돼 그냥 지켜봐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 |
대통령실은 3일 “김 전 행정관 녹취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었다”며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밝혔다. 김 전 행정관은 4일 변호인을 통해 대통령실 ‘낙하산 논란’에 대해 “지인 추천으로 상임감사 자리에 응모했을 뿐, 대통령실의 누군가가 꽂아주는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명태균, 윤석열-이준석 사이 창구 역할했나
한편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가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는 3일 명씨가 “(윤 대통령의)치맥 첫 공식 행보를 내가 하게 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2021년 7월 25일 윤 대통령이 당시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준석 의원과 서울의 한 호프집에서 만난 ‘치맥 회동’을 명씨 본인이 조율했다는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치맥 회동 후 5일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치맥 회동 기획은 당 대표 비서실에서 했고, 장소도 제가 (윤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반박했다. 다만 명씨가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다른 면담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 의원은 3일 CBS라디오서 “윤 대통령 입당 전 이뤄진 세 번째 만남은 명씨를 통해 연락이 왔다”며 “(명 씨도)그 자리에 배석했고, 윤 대통령은 ‘명 박사’라고 부르면서 어느 정도 대접을 해주는 관계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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