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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ON] 계급장 뗀 요리 승부 예능 '흑백요리사'...인기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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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정진형 앵커
■ 출연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유명한 음식점들의 요리사들이 요리로만 대결한다면,누가 1등을 차지할까. 맛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다누구나 한 번은 해볼 만한 상상인데요. 이런 상상을 현실로 만든 예능 '흑백요리사'가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 모시고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흑백요리사 모르면 대화가 안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모르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어떤 콘셉트의 예능인가요?

[하재근]
이게 OTT에서 방영이 되는 서바이벌 요리 대결 프로그램인데 요리사 100명이 출연을 해서 대결을 펼치는 겁니다. 그래서 누가 최고인가 그걸 가리는 건데 요리사 100명이 다 똑같은 100명이 아니라 20명은 유명한 사람, 일종의 권력자라고 할 수 있고. 80명은 유명하지 않은 신인급 요리사들이 나오는 거예요. 유명하지 않은 80명의 요리사들을 흑수저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백수저 대 흑수저의 대결, 이런 식으로 나오니까 마치 현실에서 계층, 제작진에서는 계급 전쟁이라고 표방하고 있는데. 그런 계층 상승의 스토리까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앵커]
넷플릭스에서는 더글로리 이후에 최대 화제작으로 꼽히던데 이게 얼마나 인기가 많은 거예요?

[하재근]
지금 이게 넷플릭스에서 글로벌 TV쇼 비영화부문 1위에 올랐거든요. 세계 1위에 오른 거예요. 그리고 세계 28개국에서 톱10에 오른 겁니다. 해외에서도 그렇게 인기를 많이 끌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9월 3주차 TV, 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1위에 올랐고. 한국갤럽이 조사한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 영상 프로그램 1위에 올랐거든요. 그런데 갤럽이 이 조사를 할 때 2023년부터 OTT도 포함을 시킨 거예요. 그전까지는 TV프로그램만 하다가. 2023년에 OTT를 포함시킨 이래 웹 예능으로는 최초로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그야말로 열풍인데 요리를 주제로 한 예능은 워낙 많았잖아요. 그런데 흑백요리사는 대체 뭐가 다르기에 이렇게 열풍을 불러온 걸까요?

[하재근]
기존에 요리프로그램은 많았는데 그런 프로그램들하고 뭔가 차별화될 정도의 대규모인 거예요. 그러니까 주방 크기가 1000평에 달한다는 얘기도 있고 카메라가 수백 대라고 하는데. 굉장히 스펙타클한 영상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 박진감 넘치는 대결이 펼쳐지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제작진이 계급 전쟁을 표방했을 정도로 20:80이라는 대결이 뭔가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자본주의사회라는 게 20:80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그게 그대로 요리의 세계로 투영되니까 마치 현실의 은유 같기도 하면서 엄청난 몰입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요리 관련 인기작들을 보면 레시피를 공개하고 레시피를 따라서 요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이번 흑백요리사에는 레시피가 딱히 공개는 안 돼요. 그럼에도 인기가 많은 이유, 어디서 찾아야 될까요? 아까 말씀하셨던 스케일, 이런 데서 찾아야 할까요?

[하재근]
제가 정말 이 프로그램을 보기가 싫었거든요. 왜냐하면 기존에 요리프로그램 너무 많았잖아요. 저는 질렸거든요. 그래서 어디 끌려가는 소의 심정으로 억지로 봤는데 보자마자 빠져드는 거예요. 이미 요리프로그램에 질린 저조차도 빠져들게 만들 정도로 재미가 있는 거예요.

[앵커]
어떤 포인트에서 빠져드셨어요?

[하재근]
재미라는 것은 무슨 포인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듦새가 웰메이드, 뛰어나다는 거죠. 그러면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규모에서 오는 스펙터클, 이게 엄청나고 그다음에 요리사들이 대결을 펼치는데 무협지 같은 거예요. 은둔 고수 나오고, 기존의 고수 나와서 계급장 떼고 대결을 펼치거든요. 그 대결의 재미가 있으면서 그 속에서 기존의 유명 요리사는 얼마나 대단한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있는지 그게 막 나오고, 또 흑수저, 안 유명한 요리사들은 얼마나 요리를 잘하는지. 그 속에서 흑수저가 백수저를 꺾을 때 느껴지는 쾌감 같은 게 있거든요. 감정이입이 되면서. 또 제작진이 뭐라고 그랬냐면 우리 동네 집 앞에 있는 김치찌개 사장님하고 기존의 유명한 고가의 파인다이닝 셰프 중에서 누가 더 요리를 잘하는지 궁금했다라고 얘기했는데. 이러한 궁금함을 일반 시청자도 가지고 있었으니까 그거를 풀어가면서 딱 펼쳐보이니까 폭발적인 관심이 나타나게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정말 몰입해서 보신 것 같은데. 시청자들이 가장 인상깊게 봤을 만한 장면을 뽑아주신다면 어떤 장면이 있을까요?

[하재근]
굉장히 화제가 된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심사위원들이 눈을 가리고 블라인드로 심사를 하거든요. 눈 가리고 제작진이 음식 먹여줄 때 굉장히 심사위원들이 사회 저명 인사들인데 입을 아 벌리고 아기들처럼 엄마한테 음식 받아먹듯이 그런 모습이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1000평에 달하는 주방에서 100여 명에 달하는 요리사들이 쫙 모여서 요리하는 모습이라든가 그리고 나중에는 심사위원들이 막 가면을 쓰고 100명이 심사위원석에 앉아 있거든요. 그러한 스펙터클이라든가 그리고 또 냉장고가 나중에 흑수저, 백수저 대결할 때 쫙 올려 있는 모습 같은 것들이 굉장히 위압감을 주면서 그런 게 하나하나가 시청자한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동시에 엄청나게 유명한 백수저 여경래 셰프가 흑수저한테 졌거든요. 철가방 요리사한테. 그 철가방 요리사가 여경래 셰프한테 절을 하고 그때 여경래 셰프가 안아주면서 토닥토닥거려주는 모습, 이런 것들이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직 흑백요리사를 안 보신 분들도 있기 때문에 답변에서 시쳇말로 스포라고 하잖아요. 그것을 안 하시도록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 요즘에는 벌써 유행어가 된 말들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이 있어요?

[하재근]
여기서 다크호스로 등장한 심사위원이 안성재 셰프인데, 심사위원이 2명이거든요. 안성재 셰프하고 백종원 대표인데. 백종원 대표는 입담 좋은 거 많은 분들이 이미 많이 알잖아요. 이번에 장갑 끼고 준비됐어요? 이런 식의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안성재 셰프가 또 역시 백종원 대표 못지않게 빵빵 터뜨려주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안성재 셰프가 고기가 이븐하게 익지 않았어요, 이런 식의 표현들. 채소의 익힌 정도를 중시합니다.
이런 표현들이 벌써 지금 여기저기서 쓰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요리의 세계는 넓어요.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래서 일반 소비자들이 음식점에서 요리 시켜먹고 평을 쓰잖아요. 그 평에 음식이 이븐하게 익었네요. 채소의 익힘 정도가 적절합니다, 이런 식의 표현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참가한 쉐프들의 캐릭터도 다양한 거 같아요. 흑수저 셰프들은 이름 대신에 키워드를 붙여줬는데 이건 왜 그랬을까요?

[하재근]
흑수저 셰프들이 처음에는 흑수저라서 이름이 없다는 콘셉트인 거예요. 그래서 캐릭터명으로 등장하고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섰을 때 그때서 본인의 이름을 찾아주겠다라고 하는 건데, 그러면서 캐릭터 이름을 출연자들이 본인이 직접 짓기도 하고 아니면 제작진이 이름을 지어주기도 했는데. 어떤 분은 만화책으로 내가 요리를 시작했다, 만화책 보면서. 그래서 만찢남 이런 분도 있고. 또 철가방 요리사, 이런 이름도 화제가 됐고 그리고 여경래 셰프의 제자인 중식 여신이라는 캐릭터도 등장했는데 이런 캐릭터의 경우에는 본인이 지은 게 아니라 제작진이 이분하고 백수저의 유명 중식 셰프 정지선 셰프하고 대결을 시키면서 재미있겠다라고 생각해서 제작진이 중식여신 이렇게 이름을 붙여주기도 하고 이렇게 다양한 이름들이 화제가 됐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회차가 계속 순차적으로 공개가 되면서 여기에 출연했던 출연자들이 SNS로 뒷이야기를 털어놓은 것도 인기가 식지 않은 데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 이렇게 생각이 들던데 어떻게 보세요?

[하재근]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니까 출연자들 한 명 한 명이 다 관심이 가는 거고, 여기서 유명한 셰프들이 떨어지고 흑수저도 안타깝게 떨어지고 이런 일이 발생하니까 저 비하인드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사람들이 궁금해했는데 거기에 대해서 얘기들이 나오면서 화제가 되는 거예요. 안유성 셰프 같은 경우에는 꼬박 이틀 동안 잠을 못 자고 새벽에 나와서 엄마 사진 보면서 멘털이 무너지지 않으려 마음을 추스렸다, 이런 얘기도 했고. 최현석 셰프 같은 경우에는 안성재 심사위원한테 나한테 왜 그랬어요? 이렇게 얘기했다고 하는데. 과거에 다른 대회에서는 최현석 셰프가 심사위원이었고 안성재 셰프가 참가자였는데 이번에 위치가 역전이 된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이 후일담으로 나오면서 그것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워낙 흑백요리사 프로그램이 흥행하다 보니까 출연한 셰프들은 이미 스타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셰프들이 운영하는 식당들, 이미 다 예약 마감이라고요?

[하재근]
예약 사이트에서 한 달분이 예약된 곳이 부지기수고 이미 식당 명단이 인터넷에 돌아서 많은 네티즌들이 찾고 있다고 하고. 출연자가 과거에 썼던 요리서적들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고 여기에 음식재료를 댔던 편의점이라든가 인터넷 유통 업체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는 거예요. 요리사의 인기뿐만 아니라 요즘에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한국에 저런 요리가 있고 저런 요리사가 있구나. 해외에서도 관심을 나타내면서 한국 홍보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저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한참 기다려야겠네요. 지금까지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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