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는 올 상반기에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하반기 들어서는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의 영향으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최근에는 중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국면이다. 한국 증시가 이런 글로벌 흐름과 역행하는 이유로는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불확실성, ‘반도체 겨울론’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은 비교적 단기적 이슈다. 한국 증시 저평가에 대한 논의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남북 분단이라는 ‘한반도 리스크’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증시 자체의 구조적 문제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른바 ‘짠물 배당’ 관행부터 개선돼야 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 중 2020~2022년 3개 회계연도 연속으로 배당을 하지 않은 기업은 190개사로 무려 24.2%에 달했다. 계속 흑자에도 배당을 하지 않은 곳도 42개사나 된다. 2022년 기준 한국의 배당 성향은 20.1%로 미국(40.5%) 영국(45.7%) 독일(40.8%) 일본(36.5%)은 물론 중국(35.0%)보다도 낮다. 상장회사들이 알짜배기 사업부를 떼어내 증시에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이다. 기존 회사 대주주는 자회사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일반주주들은 고스란히 앉아서 주가하락의 피해를 입는 꼴이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공매도 전면 금지도 비록 한시적이지만 비상식적이다. 불법공매도는 척결해야 하지만 ‘주가 상승에만 베팅하라’는 식이라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은 당연한 결과다.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한다며 최근 출범시킨 밸류업지수가 시장에서 외면받는 근본 이유가 무엇인지부터 곰곰이 따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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