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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란'의 배우들이 끈끈한 관계를 자랑했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영화 '전,란' 오픈 토크가 열렸다. 김상만 감독과 배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이 참석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김 감독은 "캐릭터들이 시대를 보는 관점이 각기 다르다. 자신의 신분, 계급에 따라 당시 시대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 흥미로운 포인트"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각본에 참여한 작품. 김 감독은 박 감독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각각 인물들이 가진 부분의 대조를 좀 더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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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신분은 천하지만 최고의 검술 실력을 가진 천영 역을 맡았다. 강동원은 "평민으로 태어나 노비가 되어 노비로 자랐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려는 인물이다. 그런 점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자신의 처지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시스템을 바꿔보려는 캐릭터다. 관객들이 보기에 가장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 같다. 관객들에게 희망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미남 노비라는 게 있다. '나는 잘생겼지만 노비기 때문에 노비'라는 만화가 있는데, 그것과 잘 어울렸던 캐릭터"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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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은 무과 급제 후 선조의 호위를 맡게 되는 종려를 연기했다. 박정민은 "시나리오 처음 봤을 때 외로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걸 갖고 태어나는데 불시에 모든 걸 잃어버리는 인물이 어떻게 변해가느냐가, 저한테는 질문이었다. 그런 점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라며 캐릭터를 향한 애정을 표했다.
박정민은 "내외면적으로 과거와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이 많이 달라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며 연기 주안점을 꼽았다. 전날 개막식에서 '양반'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던 박정민은 "저는 양반일 수 있는데 종이 강동원 선배님이라는 사실이 새로울 거 같다"며 "저는 그 선택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걸 영화보고 다시 느꼈다. 제가 노비고 선배님이 양반이면 그저 그런 봐왔던 그림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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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백성을 버리고 피란을 떠나는 임금 선조로 분했다. 차승원은 "선조는 많은 배우들이 다뤘다. 역대 왕 중에 손꼽을 정도로 많이 나왔던 왕이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사람에 머릿속 아카이브에는 임란이 나고 났고 이 사람이 반계로서 첫 번째니까 콤플렉스가 심했을 것 같다. 공을 세움으로써 콤플렉스를 극복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해석한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못됨과 왕으로서 위엄, 그 경계선이 뒤죽박죽 얽혀있는 인물이다. 처음 대본 봤을 때 많이 손을 탔던 인물이라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고민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얘기하며 많이 잡아갔다"고 전했다. 또한 "빌런으로서 이 안에서 충분히 비춰지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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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은 의병 범동 역으로 출연한다. 인간미와 카리스마에 무술 실력까지 갖춘 범동 캐릭릭터에 대해 김신록은 "왼팔 쯤 되는 행동대장 같은 인물이다. 액션이 믿음직스러워야 하지만 병법을 익히지 않은 인물이라 투박한 움직임이 나와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파주에 있는 액션스쿨, 배우들의 성지에 가서 액션을 연습했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원래 남자 캐릭터였는데, 제가 '지옥'을 보고 저 배우와 너무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캐릭터를 바꿔버렸다. 하지만 일부러 여성화하려고 하지 않았다. 신록 배우가 잘해주셨다"고 김신록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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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는 혼란 속에서 민중을 이끄는 양반 출신 의병장 김자령 역을 맡았다. 야외 촬영에 대해 진선규는 "이렇게 오지에 촬영할 수 있구나 싶었고, 힘들어도 도망갈 수 없게 하는 구나 싶었다. 한참 올라가서 산중턱에 내려주고 그러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정말 그곳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옷을 입고 그렇게 분장하고 자연 속에 있으니 '이렇게 지냈겠구나' 싶더라"고 전했다.
김신록도 "의병 촬영은 실내 촬영이 없었다. 다 야외 촬영이었다. 감독님이 우리나라의 산수가 아름다운 곳을 찾아내셨다. 내가 살면서 이런 데를 와볼 수 있겠나, 그런 기쁨이 있었다. 전세계 다른 나라의 시청자들이 볼 때 한국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겠다 싶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필연적으로 화장실 문제가 있었다. 의상도 힘들고 산비탈을 내려갔다가 오고 그랬다. 현대와 동떨어진 것 같은 자연 속에서 도시락을 까먹으면서 연기하는 게 독특하고 처음 경험하는 순간들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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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일은 일본군의 선봉장 겐신을 연기했다. 정성일은 "제가 누구인지 못 알아봤으면 했다. 일본 사람처럼 보였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일본어도 준비하고 액션도 준비했다. 분장에도 감독님이 신경써주셨다. 상처라든가 갑옷 디자인 등. 감독님이 미술을 전공하셨던 분이라 디테일하게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면서 프로듀서와 논의했던 부분은, 광화문 앞 지금의 세종대로처럼 넓은 길을 표현해보자고 했다. 그 규모가 표현된 적 없다고 생각했다. 전쟁 전후 상황을 대비되게 보여주려고 했다. 7년 후 전쟁이 끝난 후 그곳이 얼마나 황폐하게 변했는가를 마치 아포칼립스 영화 같은 풍경을 보여주려고 했던 게 큰 목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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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종려와 천영의 우정이 워낙 두터운 탓에, 투샷은 마치 멜로 분위기가 날 정도. 박정민은 "저도 찍고 보면서 '어?' 이런 느낌을 받은 적도 있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강동원에 대해서는 "워낙 좋아하는 선배님이다. 초반에 과거 신들을 촬영하며 선배님이 더 좋아졌다"며 "두어달을 못 보는 시기가 있었는데, '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다시 만났을 때 반갑고 의지가 됐다"면서 웃었다.
강동원은 "천영과 종려가 가장 친한 벗인데, 시대가 만들어낸 비극으로 서로 오해가 쌓이고 멀어지게 되는 관계다. 어린 시절 둘이 (검술) 훈련하면서 부인(양반 신분)이 보고 가지 않나. 우리끼리 너무 무섭다고 했다. 그 신이 둘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신 같다. 둘이 있으면 즐겁고 재밌고, 운명적인 베스트프렌드 관계이다. 연기할 때도 둘이 친구로서 사랑하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서로만이 서로를 이해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민 씨여서 그런 감정이 더 잘 나왔던 거 같다. 전 영화에서 특별출연해서 잠깐 같이 했는데, 이번에 길게 같이 해서 좋았다. 저희끼리 장난으로 연기하다가 정민 씨 눈이 촉촉해지면 '멜로 눈깔'이라고 했다. 싸우다가 오면 '나쁜 눈깔' 그랬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극 중 천영과 겐신은 의병과 왜구이자 무사로서 대립하는 관계. 정성일은 "저는 (강동원과) 브로맨스가 아니었다. 둘이 너무 끈끈해서 그 틈에 끼고 싶지 않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극 중 동원 씨가 비를 뚫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고속 카메라 기법에 바람이 부는데 저건 반칙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같지 않다, 저건 반칙이라며 감독님에게 저건 쓰지 마라고 했다. 그 정도로 멋있고 합이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강동원도 "성일 형이 이상한 포근함이 있다. 촬영할 때 재밌었다"고 화답했다.
김 감독은 “모든 배우들이 멋있고 살아있다. 그것만으로도 볼 만한 영화”라며 관람을 부탁했다. 박정민은 "부산영화제 개막식에서 보고 싶어서 아껴뒀다가 어제 처음 봤다. 내가 찍었지만 '어?' 싶더라. 내가 이렇게 멋있었던 영화를 최근에 언제 봤지 싶더라. 거기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던 밤이었다. 관객들고 이 영화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하겠다는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한국의 맛이 골고루 잘 들어가 있는 영화"라고 자랑했다.
'전,란'은 넷플릭스 영화로, 넷플릭스에서는 오는 11일 공개된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일 개막했으며,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부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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