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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최윤범 회장, "중국 등 기업 매각 막을것"…경영권 분쟁속 영풍에 손 내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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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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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을 중국이나 다른 곳에 높은 가격에 매각할 것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고려아연을 운영하는 최윤범 회장 측은 사모펀드인 베인 캐피털과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특히 영풍과 MBK파트너스 연합이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에 나서자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4일부터 23일까지 약 2조7000억원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베인 캐피털과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것과 관련해 최 회장은 "이번에 결정한 자사주 공개매수를 통해 회사를 적대적이고 약탈적인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함으로써 이번 사태로 초래된 자본시장의 혼란과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고자 한다"며 "적대적 M&A로 우량기업의 경영권을 빼앗아 구조조정, 무리한 원가절감 압박, 기술유출 등 단기적인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고용불안, 안전환경 시스템 및 상생협력 체계의 붕괴로부터 임직원들과 협력업체를 지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 6634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했다"며 "취득 예정 주식 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주식의 15.5%에 해당하는 320만 9009주, 1주당 매수 가격은 83만원이며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자기주식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이다. 1949년 고 장병희 창업주와 함께 영풍을 창업한 고 최기호 창업회장의 손자이자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아버지가 경영에서 물러난 뒤 고려아연의 사업영역을 이끌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최 회장 측이 33.99%, 영풍 장형진 고문 측이 33.13%로 비슷한 수준이다. MBK 연합은 약 2조 20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7∼14.6%를 공개 매수한 뒤 회사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고려아연이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지분을 18%가량 추가로 확보하면 최 회장 측 지분이 52%로 절반을 넘겨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

이에 MBK 연합은 이번 자사주 공개매수가 회사와 주주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관련 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이라며 금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MBK 연합이 앞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 충분한 근거와 논리가 없다면 법원의 결정을 뒤집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는 영풍 측이 최 회장 측을 상대로 제기한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날 최 회장은 MBK 연합이 주장하는 투자 실패와 경영 능력 논란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바로 자신이 주도한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의 핵심 자회사인 이그니오 홀딩스다.

최 회장은 "이그니오에 대한 MBK 연합의 억측과 허위사실이 많이 제기됐다"며 "그만큼 MBK연합이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그니오는 15만톤의 동을 생산하겠다는 목표 등을 담은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중요한 축 중 하나로, '도시 광산'에서 동을 수급할 수 있는 네트워크와 능력을 산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광산에서 원료를 구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고 모두 재활용 원료라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려아연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적임자는 현 경영진"이라며 "MBK 측은 적임자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영풍의 장 고문을 향해 "직접 만나 대화로 갈등을 풀자"고도 제안했다. 앞서 장 고문은 최 회장과의 인간적 '불화'가 장씨 집안과 최씨 집안의 정면충돌로 이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 회장은 "영풍이 원한다면 우린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됐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풍의 장형진 고문과 만나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하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싶다는 점을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제안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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