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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메타버스가 온다

항공기 설계도 척척…산업용 메타버스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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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 전경. 현대차는 이 공장을 가상 공간에 만들고 원격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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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을 고스란히 본뜬 항공기를 디지털 세계에 제작하고, 증강현실(AR)을 활용해 조립 과정을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또 현실 세계에 있는 자동차 공장을 디지털로 복제한 뒤 원격으로 실제 공장을 운영하는가 하면, 스니커즈 운동화를 3D로 구현해 소비자들이 운동화를 구입하기 전에 실감 나게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다. 게임·엔터테인먼트에서 주로 사용되던 메타버스 기술이 산업용으로 다시 도약하고 있는 장면들이다.

3D 엔진 기업인 유니티는 2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유 데이 서울: 인더스트리'라는 행사를 열고 이러한 사례를 공개했다. 산업용 메타버스는 물리적인 객체와 배경을 그대로 컴퓨터로 옮기고, 현실 세계에서 해야 할 각종 실험을 사전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실 세계를 가상에 고스란히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이 대표적이다.

일반 메타버스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만든 가상현실(VR)이라면, 디지털 트윈 등 산업용 메타버스는 시스템 효율성 향상과 문제점 예측, 운영 최적화를 위해 현실을 디지털로 복제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민경준 유니티코리아 인더스트리 사업본부장은 "디지털 트윈은 몰입도가 높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자동차, 제조, 건설 등에서 유니티의 리얼타임 엔진으로 구현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는 그동안 3D 게임 분야에 많이 적용됐지만, 오늘날엔 산업 영역으로 널리 확장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LG전자다. LG전자는 컴퓨터 유체역학 기술에 AR·VR 기술을 접목해 에어컨 바람의 흐름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단순한 디지털 복제를 뛰어넘어 가상 공간에서 물류 운영과 계측 자동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하고, 축구장 6개 면적의 현실 공간을 가상현실로 구현했다. 메타버스상에서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민 본부장은 "이미 자동차 제조업은 VR·AR 기술을 활용해 가상 공간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다"면서 "BMW는 95% 이상의 테스트를 이미 디지털 트윈에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충돌 실험 등을 디지털 세상에서 진행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현재 유니티뿐 아니라 지멘스, 엔비디아, 다쏘시스템 등 수많은 기업이 산업용 메타버스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언리얼 엔진 5 온디바이스 플러그인'이라는 새 기술을 발표했다. 가상 공간에 실존 인물과 꼭 같은 '메타 휴먼'을 구축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아울러 NHN에듀는 와이엠엑스와 손잡고 디지털 기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가상 공장을 구축하고 현장 기계음이나 이물질 배출까지도 경험할 수 있는 교육용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관련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3년 129억1000만달러(약 17조원)에서 2032년 2593억2000만달러(약 342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현재 전 세계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가 34.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센서가 발전하면서 산업용 메타버스 시장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oT 기기에서 나오는 실시간 데이터를 통합해 정확하고 동적인 가상현실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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