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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Editor’s Note] 청년들 “연애는 사치재”…저성장 한국 슬픈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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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N포 세대’가 등장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연애·결혼·출산을 하지 않는다는 3포에서 시작되더니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오포를 넘어 모든 걸 하지 않는 전포세대까지 거론되었습니다. 그 부정적 여파가 경제적으로 파급되는 상황입니다. N포의 첫 단계인 연애를 포기하는 세태가 퍼지면서 ‘연애 불황’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청년세대에게 연애는 ‘사치재’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런 현상의 근원은 저성장·저출생·고령화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가 둔화하면서 일자리가 쪼그라들자 청년들의 사회 진출이 어려워졌습니다. 단군 이래 가장 스펙이 좋은 청년들이라지만 취업은 바늘구멍입니다.

취업이라는 사회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니 다른 모든 게 어렵습니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장기 실업자 3명 중 1명은 15~29세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설문에선 Z세대(1996~2009년생)에게 ‘삶에서 없어도 되는 것’으로 연인·애인을 꼽은 응답자가 24.5%에 달했습니다.

주점·숙박·영화관 등 데이트 코스 사업은 줄줄이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세계적인 트렌드라고는 해도 한국은 그 속도가 더욱 급격합니다. 고액연봉자조차 월급을 받아서는 서울 인기 지역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운 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아이를 낳으면 곧 비용이라는 현실은 저출생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옵니다. 모든 난관을 뚫고 취업에 이어 결혼해도 지갑을 열기 쉽지 않은 사회 구조가 됐습니다. 내수가 시원치 않고 저성장이 지속하는 이유입니다.

탈출구는 경제 혁신입니다. 낡은 규제를 개선해야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국내에 투자하게 됩니다. 일자리부터 늘려야 연애 불황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김동호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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