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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한국경영학회·벤처창업학회, 콘텐츠 생태계 발전을 위한 공동 세미나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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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심화하는 추세…국내는 규제에만 집중하며 역행


매일경제

< 지난 9월 27일에 진행된 한국경영학회, 한국벤처창업학회 공동 세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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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경영학회(회장 김연성, 인하대학교)와 (사)한국벤처창업학회(회장 이일한, 중앙대학교)는 지난 9월 27일 서울대학교에서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환경에서의 콘텐츠 플랫폼의 가치창출 전략’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 시대에 한국 콘텐츠 플랫폼의 발전 전략과 정책적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첫 발표를 맡은 최영근 상명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가 자국 플랫폼을 경제적 및 지정학적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SPC)’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라며, 이러한 현상이 국내 플랫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자국 플랫폼 보호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EU도 디지털 시장법(DMA)을 통해 해외 기업의 역내 시장 침투를 방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은 국내 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영상 산업에서 넷플릭스, 음원 서비스 분야에서 유튜브 뮤직이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 웹툰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애플, 일본 기업들이 웹툰 시장에 진입하면서 그 경쟁력이 지속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콘텐츠 플랫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급시장 실패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직적 통합과 플랫폼 확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화산업공정유통법과 같은 규제가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정부의 전략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강형구 한양대 교수는 콘텐츠 산업이 국가의 소프트파워, 문화 전파, 외교적 교류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으며, 콘텐츠 플랫폼은 창작부터 유통, 소비, 수익화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창작자들이 겪는 자금 조달, 제작 프로세스의 효율화, 해외 진출 및 신기술 개발 등의 문제를 플랫폼이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콘텐츠 플랫폼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강 교수는 콘텐츠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국내 콘텐츠 매출에 기여하는 비율을 추정하며, 그 가치를 약 15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국내 콘텐츠 매출 137.5조원의 약 11%에 해당하는 수치로, 콘텐츠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수익성뿐만 아니라 콘텐츠 추천과 크리에이터-사용자 매칭을 최적화하여 콘텐츠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강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음원, 스토리, 영상 플랫폼의 생산 유발 효과는 각각 1.9조, 0.8조, 1조에 달하며, 고용 유발 효과는 9164명, 4만9530명, 2만1223명, 수출 유발 효과는 1576억원, 21억 원, 15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자들은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 콘텐츠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콘텐츠 생태계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좌장을 맡은 유병준 서울대 교수는 “플랫폼 책임 강화 정책이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활동을 저해하고 새로운 플랫폼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라며 “이로 인해 국내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서 벤처 캐피탈의 투자를 유치하지 못해 혁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를 완화하고 글로벌 관점에서 산업 생태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콘텐츠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이 사용자에게 가치를 느끼게 하고 지불 의사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카카오페이지의 ‘기다리면 무료’ 모델이 웹툰과 웹소설의 매출을 크게 증가시켰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그는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규제로 인해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는 “국내 콘텐츠 플랫폼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지불 의사를 높이고 콘텐츠 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라며, 정부가 클러스터 조성 정책에서 콘텐츠 플랫폼이 온라인 클러스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련 경찰대 교수는 “해외 시장에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라며, 한국 기업들이 신속하게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투명한 시스템과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플랫폼 전반에 적용되는 일률적인 규제보다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라며, 한 기업의 문제를 전체 산업으로 확대하여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제를 세분화하는 것이 오히려 산업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기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콘텐츠 산업은 공급자와 플랫폼이 절대적인 갑-을 관계에 있지 않으며, 몇몇 사건에 기반한 규제 설계는 신중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규제가 산업에 미치는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경영학회 김연성 회장은 “한국 콘텐츠 플랫폼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학계와 산업계가 협력해 콘텐츠 생태계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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