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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미 남동부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으로 최소 105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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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이 지나간 미국 플로리다주 팬핸들 키튼비치 마을의 주택이 파괴된 후 잔해가 남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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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 네팔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강력한 폭풍이 지나가거나 집중 호우가 내리면서 수백명이 사망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헐린’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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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의 영향으로 나무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쉬빌의 한 주택에 쓰러져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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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CBS방송은 29일(현지시간) 헐린의 영향으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46명, 조지아주에서 17명,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26명, 플로리다주에서 13명, 테네시주에서 2명, 버지니아주에서 1명 등 총 10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구조 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26일 최고 시속 225km의 4등급(전체 5등급 중 2번째로 높음) 허리케인으로 미 플로리다주에 상륙한 헐린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버지니아 등 총 6개 주를 할퀴었다.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이후 실종자는 수백 명에 달하며, 당국은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번컴 카운티의 실종신고 관리자인 에이브릴 핀더는 지금까지 600건 이상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테네시주에서도 150명 이상의 실종됐다고 주정부 비상 관리국의 마이런 휴즈 대변인이 밝혔다.

허리케인이 동반한 폭풍우로 도로가 침수되거나 유실되고 수도와 전기 시스템이 손상되는 등 막대한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또 휴대전화와 인터넷 신호가 잡히지 않거나 불안정해 피해지역 주민은 외부 세계와 소통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 연방정부 관리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아직 300개 이상의 도로가 폐쇄되어 있으며, 전력 공급선이 복구되지 않은 곳도 적지 않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48만 명 이상,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80만 명 이상이 아직 전기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허리케인의 직격탄을 맞은 지역에 직접 찾아갈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당국의 응급 대응을 방해하지 않는 일정을 최대한 빨리 잡아 이번 주 (허리케인 피해를 본) 남부를 방문하려 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지역당국이 댐 방류하면서 피해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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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존이 통과한 멕시코 게레로의 아카풀코 항구 상류에서 주민들이 물에 잠긴 도로를 건너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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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 멕시코는 열대성 폭풍 ‘존’으로 인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멕시코 국가수자원위원회는 존의 영향으로 남서부 게레로주와 미초아칸주를 중심으로 인명·재산피해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기준 멕시코 당국에서 공식적으로 집계한 사망자 수는 15명이다. AFP통신은 오악사카에서 다른 사망 사례 1건이 추가됐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역에선 당국이 범람 위기에 놓인 댐을 열면서 침수 피해가 늘었다. 엘인피에르니요 댐과 라비이타 댐은 전날부터 초당 최대 7500㎥ 규모로 방류량을 늘렸다. 이 때문에 인근 마을 일부 주차장과 수백 대의 차량이 물에 잠겼다.

당국은 1만8000명이 넘는 군 장병과 국가방위대원을 현장에 배치해 구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태평양에서 허리케인(3등급)으로 세력을 키워 지난 23일 멕시코 서부에 상륙한 존은 열대성 폭풍으로 힘을 잃었다가, 해안가 마을을 훑는 과정에서 다시 덩치가 커졌다. 이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되살아난 존을 ‘좀비 폭풍’이라고 부르고 있다.

멕시코는 5∼11월 사이 서부 태평양과 동부 멕시코만 쪽 해안 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는다.

‘22년 만 최악 폭우’ 네팔서 170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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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네팔 다딩지구 자이플콜라에서 주민들이 산사태로 매몰된 여객 버스를 둘러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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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는 22년 만에 역대급 폭우가 내리면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30일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부터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는 하루 최대 322.2㎜의 폭우가 쏟아졌다. 카트만두 공항 관측소는 이번 강우량이 2002년 이후 최고치라고 설명했다.

네팔 내무부는 이번 비로 총 170명이 사망했고, 111명이 다쳤으며 4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카트만두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산사태로 버스 두 대가 매몰돼 37명이 사망했다.

이 비로 인해 카트만두를 가로지르는 바그마티강과 많은 지류가 넘치고 둑이 무너지면서, 일부 주택이 물에 떠내려갔고, 도로와 다리가 물에 잠겼다.

또 산사태가 발생해 카트만두와 다른 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고속도로 등 네팔 전체 80개국도 중 47개가 막혔다. 국내선 항공기 운항도 중단되며 15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수력 발전소와 송전 시설, 관개 시설도 파괴됐다. 네팔 당국은 수력 발전소 11곳이 손상돼 네팔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 총용량의 약 3분의 1이 가동을 중단했다며, 전국 각지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네팔 교육부는 사흘간 네팔 전역의 학교와 대학에 휴교령을 내렸다.

네팔 정부는 경찰과 군을 동원해 구조 활동과 도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네팔 기상청은 몬순이 보통 6월에 시작돼 9월 중순이면 끝나지만, 올해는 몬순 기간이 평소보다 일주일 이상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네팔 카트만두에 있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는 성명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이 네팔의 기후위기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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