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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美도 패싱한 벙커버스터 작전…이란은 심각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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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확전? 이스라엘이 키 쥐고 있어"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 연구소 교수는 이스라엘이 초대형 폭탄을 퍼부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한 지휘부의 회동 장소를 공습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에서 미국을 패싱한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이 방해 작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3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요한 작전은 사전에 알리지 않고, 작전이 이미 시작된 다음에야 알려준다"며 "이스마일 하니예를 암살할 때도 알려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월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인 하니예를 암살한 바 있다.

그는 "이스라엘은 미국이 이란 공격을 도와주길 바란다"며 "이란은 헤즈볼라·후티·하마스·시리아 친민병대까지 도와주는 강력한 세력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혼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새로 선출된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미국과 대화해 경제 제재를 푸는 게 최우선이라서 이스라엘의 덫에 빠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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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중동 확전 가능성에 대해선 "이란이 키를 쥐고 있다"며 "조금 더 시간을 가지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 교수는 "이란이 키워온 대리 조직들은 헤즈볼라를 지원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며 "이란이 지금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헤즈볼라는 이란이 가장 아끼는 장남 같은 단체"라며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돈을 쏟아부어 만들어놓은 안전장치인데, 지금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렇다고 헤즈볼라를 도와주다간 미국, 이스라엘과의 대결로 혹 떼려다 혹 붙이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이란 입장에선 고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초대형 폭탄 약 100개를 퍼부어 헤즈볼라 지휘부 회동 장소를 초토화했다. 이스라엘군 발표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 지휘부 주요 인사들이 다수 숨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29일엔 예멘 후티 반군이 장악한 항구 도시 호데이다를 공습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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