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냄새가 나는가 싶더니 삽시간에 불길 번져"

▲ 건물에 불이 나고 있는 모습


"삽시간에 불이 커지면서 건물을 활활 태우더라고요."

29일 오전 9시 51분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에서 거대한 불길이 솟아올랐습니다.

용접 작업 중 불꽃이 튀어 식당건물 전체에 불이 붙었고 목조건물인 탓에 건물을 받친 나무 기둥까지 타들어갔습니다.

옆 생활관 건물까지 태운 불길이 다른 곳으로 번질 기미를 보이자 소방 당국은 헬기를 동원해 증심사 일대를 오가며 물을 뿌려댔습니다.

소방대원의 필사적인 노력에 2시간 53분 만에 큰불은 잡혔지만, 국립공원 산속 한가운데서 잔불 정리도 쉽지 않있습니다.

불길을 덮기 위해 좁은 탐방로를 지나던 포크레인이 길이 막혀 한참을 멈춰야 했고, 물이 부족해지자 개울물까지 끌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썼습니다.

자칫하면 잔불이 다시 살아나 증심사 문화재를 태우고 화마가 무등산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던만큼 소방대원들의 사투 끝에 화재 발생 5시간 24분 만에 완전히 불이 꺼졌습니다.

29일 오후 광주 동구 무등산 증심사에서 난 화재를 진압한 후 소방대원들이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불을 목격한 이들은 하나같이 대형 산불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시민 정 모(55) 씨는 "타는 냄새가 나는가 싶더니 증심사 쪽에서 불이 나는 게 보여 119에 신고했다"며 "산에 오르려는 사람들에게 얼른 내려가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소방 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인력 202명과 장비 336대를 탐방로와 증심사 곳곳에 투입했습니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정확한 재산 피해는 추산되지 않았으나 사찰 내 건물 2동 전체가 불에 탔습니다.

소방 당국은 사찰 내 우수관 용접 작업 중 불똥이 튀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사진=광주 동부소방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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