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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30 (월)

“연봉 4억에도 사람 찾기가”…서울도 지방도 응급실 의사 못구해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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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 피로감 한계 다다르자
인력 이탈∙몸값 급등 악순환 발생
지역 응급의료 파행 우려 확산


매일경제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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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동안 이어진 전공의 공백 사태의 파장은 지역 의료기관으로 번졌다.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기 위해 병원 간 ‘의사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데, 지방 병원에서는 연봉 4억원을 제시하고도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했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건양대병원은 응급센터에서 일할 내·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구인에 나섰다. 병원은 모집공고를 내고 연봉 2억7500만원에 별도 퇴직금까지 제시했지만, 사실상 지원자가 거의 없어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건양대병원에서는 최근 전문의 1명이 사직하면서 6명의 전문의가 돌아가며 응급실을 지키고 있다. 병원 측은 인력 부족에 따라 응급실을 중증환자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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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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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내 유일한 지역응급의료센터인 세종충남대병원의 상황도 비슷하다. 두 달째 신규 응급전문의 6명을 구하고 있지만 소식이 없다. 연봉에 각종 인센티브를 더해 연간 급여를 최대 4억원까지 제시했지만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병원 성인 응급실에는 원래 전문의 15명이 근무했으나 8명이 이탈했다. 병원 측은 “의료진 감소에 따라 성인 응급실 이용이 제한된다”며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주간 진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도권 병원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은 이달 연 4억원(세전)의 보수를 제시하고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다. 중앙의료원이 지난 4월 계약직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채용했을 당시 제시했던 연봉은 1억원 후반대 수준으로 5개월 간 보수가 약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인력 부족으로 응급의료 인력의 피로감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인력 이탈과 이에 따른 몸값 급등의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사직 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일반의, 전공의 등 전체 의사 인력은 평시 대비 73.4%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전공의 집단 이탈이 장기화하면서 계약직 전문의들이 연봉이 높은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전공의가 돌아오더라도 병원이 제자리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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