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상에 이와야 전 방위상, 방위상에 나카타니 전 방위상 기용 검토
결선 경쟁자 다카이치는 당직 고사…"각료도 안 할 것"
자민당 총재 선거일인 27일 연설하는 이시바 신임 총재 |
(도쿄=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다음달 1일 총리로 취임하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에 대해 일본 국민 절반 이상이 기대를 걸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마이니치신문은 28∼29일 18세 이상 유권자 1천71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총재에게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52%가 "그렇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기대하지 않는다'는 30%, '모르겠다'는 답은 17%였다.
새 총재가 우선으로 추진했으면 하는 정책 분야로는 '물가 대책'이 25%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대책'(21%)과 '정치자금 문제'(14%)가 그 뒤를 이었다. 이시바 총재가 중시하는 '외교·안전보장'(11%)과 '헌법 개정'(3%)은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이시바 총재는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 국회에서 제102대 총리로 공식 선출된다.
총리 취임을 앞두고 자민당과 내각 인사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부총재로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한 스가 요시히데(75) 전 총리를 내정했다.
이시바 총재의 부총재직 제안을 스가 전 총리가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전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와 함께 지난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총재를 밀면서 '킹 메이커' 역할을 했다.
이시바 총재는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에게 뒤졌으나 무파벌의 대표 격인 스가 전 총리 지원 덕에 결선 투표에서는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이시바 총재는 이번 선거 경쟁자들을 요직에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총재를 대신해 자민당 운영을 담당하는 주요 간부인 당 4역(役) 가운데 하나인 선거대책위원장에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을 임명하기로 했다.
'40대 기수'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선거 초반만 해도 이시바 총재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했으나,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던 극우 성향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이 상승세를 타면서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낙선했다.
다른 당 4역인 간사장으로는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총무회장을, 정무조사회장으로는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을, 총무회장으로는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을 각각 기용할 방침이다.
8일 요코하마서 거리 연설하는 스가(왼쪽) 전 총리와 고이즈미 전 환경상 |
이시바 총재는 각료 인사에서는 또 다른 출마자였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유임할 방침을 굳혔다.
관방장관은 정부 대변인이자 총리를 보좌·지원하는 내각관방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외무상에는 방위상을 지낸 이와야 다케시 중의원(하원) 의원을, 방위상에는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을 각각 기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임 외무상으로 거론되는 이와야 의원은 2018년 12월 한일 초계기 갈등 당시 방위상을 지내며 한국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그러나 방위상 퇴임 전 "한일 양국이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안보에서는 한일, 한미일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과 안보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재무상으로는 총재 선거 후보였던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을 기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결선 투표까지 경쟁했던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에게 당 4역인 총무회장을 제안했지만, 다카이치가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카이치는 "각료를 제안받아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하며 자신을 지원한 의원의 입각을 요구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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