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전방위 접촉에도 성과는 아직…정부 설득도 난항
협의체 구성 논의 공회전에 당내에선 '여론 악화' 우려
한동훈의 미소 |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김철선 김치연 조다운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정갈등 해법 창구로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3주째 닻을 올리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 6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이래 약 한 달간 의료계 인사들을 전방위로 접촉하며 협의체 참여를 설득해왔지만, 29일 현재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일부 의료단체에 '지난 27일까지 협의체 참여 의사를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에 대한 답변도 아직 받지 못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주말이 지나야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전했으나 전망이 밝지는 않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정부를 설득하는 데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한 대표가 정부 설득의 기회로 계획했던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는 결국 성사되지 못한 채 오히려 당정 갈등 양상만 불거졌다.
협의체 제안이 공회전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한 대표가 당 일각에선 일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은 물론, 한 대표 개인 지지율까지 모두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협의체 구성이 기약 없이 미뤄진다면 여론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현실론이다.
여기에는 10·16 재보궐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깔려 있다.
당내에서는 의료계 결국 불참하기로 결정하면 협의체 구성을 잠정 보류하고 사안을 장기과제로 남겨 두는 방안 등이 거론되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협의체 논의를 계속 끌고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어떤 형태로든 마침표를 한번 찍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의료계가 전격적으로 협의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대표는 최근까지 주변 인사들에게 의료계 태도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의료계를 자극하지 않는 유화적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부산을 찾은 한 대표는 "국민 생명과 건강 앞에서 출구전략이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안에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료계 입장과 요구를 더 폭넓게 수용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협의체 구성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의료개혁특위가 함께 가동되면서 '정부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자 여당이 오해 불식에 나서기도 했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료인력수급 추계기구는 지난 8월 30일 의개특위가 1차 계획안에서 이미 발표한 내용"이라며 "협의체 패싱으로 오해가 된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협의체와 의개특위로 나뉘어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는 "의료계가 정부와의 신뢰를 회복해 의개특위에 갈 수 있으면 합쳐지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비효율이 아니라 어떤 효율이 없다. 무효율에서 비효율로 가고, 그 다음 단계가 효율적인 단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협의체 구성 상황과 관련해 "의개특위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단체 대부분은 협의체는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참여에 긍정적인 답변을 보낸 단체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생각보다 가능성이 있으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그는 협의체 공식 출범 발표 시기에 대해선 "예측하기 어렵다"며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서 몇 가지를 조율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기한 없이 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chae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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