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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글로벌 공룡 韓 시장 싹쓸이 하는데…'될성 부른 떡잎' 옥죄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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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한국미디어정책학회 합동 토론회

작년 방송시장 10년 만에 역성장…글로벌 OTT와 규제 비대칭

정부, 과감한 방송 규제 완화 나서야

뉴시스

[서울=뉴시스] 한국방송학회·한국언론학회·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국내방송미디어산업 위기 원인과 극복방안' 세미나를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개최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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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국내 방송 미디어 시장 위기의 구조적 원인이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체계로 강제 편입된 가운데 정부와 시장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정부의 경우 글로벌 사업자에 대한 대응이 불가한 상황에서 정부가 국내 사업자 간 우열에 따른 보호에만 주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국내 미디어 관련 학회를 대표하는 한국방송학회, 한국언론학회, 한국미디어정책학회가 '국내 방송 미디어 산업 위기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세미나에서는 이같은 의견이 제시됐다.

재주는 韓이 부리고 돈은 글로벌 OTT가…미디어 하청기지 전락 위기


국내 미디어 시장은 글로벌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 공급원이자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는 실정이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압도적인 규모의 경제 실현, 대규모 자본을 갖추고 국내 시장을 빼앗아 가고 있는 반면 국내 미디어 사업자는 국내 시장만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규모의 경제도, 자본력에서도 체급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지상파·유료방송 사업자들은 글로벌 OTT와의 콘텐츠 확보 경쟁에서 열위에 처하게 되고, 시청률 저하와 매출·이익의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2023년 국내 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7% 감소한 18조9734억원으로,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022년 대비로는 지상파 10.2%, 케이블TV(SO) 3.9%, 위성방송 2.7%, 홈쇼핑 5.9%, 일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는 7.7% 줄었다.

이에 더해 글로벌 OTT에 의해 급격히 인상된 국내 콘텐츠 제작비용은 국내 방송사와 국내 OTT 사업자의 영업손실을 키운 것으로 지적된다.

이헌율 고려대 교수는 "글로벌 OTT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규제 공백 상태에서 그 어느 국가보다 우수한 네트워크 인프라에 무임승차 하고, 국내 콘텐츠 제작 시장을 하청기지화 하고 있다"며 "글로벌 OTT가 올려놓은 엄청난 제작비로 인해 방송사는 콘텐츠 제작을 안 하는 것이 살 길이 돼 버리고 결국, 드라마 편수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글로벌 OTT에 의해 선택받은 극소수의 배우만 돈을 벌었다"고 평가했다.

비대칭 규제 심각…정부 '개선' 선언만 있고 실천 부재


전문가들은 국내 미디어 사업자들이 글로벌 사업자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규제 역차별을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방송 중간광고가 시간당 몇 초 등으로 제한 받는 반면 글로벌 OTT는 이같은 제약이 없다.또 콘텐츠에 있어서도 국내 미디어는 기준을 두고 규제하고 있지만 글로벌 OTT는 자체 기준으로 대응할 뿐이다. 게다가 국내 통신사 인프라를 이용하면서 적정한 대가도 내지 않는다.

이헌율 교수는 프랑스 방송사업자들이 연합해 설립한 토종 OTT '살토(Salto)'의 파산 사례를 예로 들며 자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원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정부의 규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기존 방송 미디어 산업의 보수성을 탈피하고,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성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성동 인하대 교수는 "해외 사업자는 우리나라 규제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세금은 전혀 안낼 뿐만 아니라, 사회적·공적 기여도 없다"며 "이에 우리나라도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국내 제도권 포섭과 함께 국내 방송 미디어 사업에 대한 규제 개선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 속 국내 방송미디어 시장의 위기 상태가 지속된다면 사업자들은 재원을 모두 빼앗기게 된다"며 "규제 혁신을 못하게 되면 글로벌 사업자 키워주기가 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10년간 6차례나 방송 미디어 산업 육성과 규제완화 대책을 발표해 왔지만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정부가 위원회 설립 등으로 나서겠다고 선언도 했지만 실효성 있는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는다.

홍종윤 서울대 교수는 국내 방송 미디어 시장에 대해 "현재 '글로컬(Global+Local) 미디어 시장'으로 변하면서 '막힌 댐에 둑이 무너지며 외래종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규제기관은 둑을 다시 만들 생각도 안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규제당국인데, 많은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제대로 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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