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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자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리고 있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5일 기준 914억 달러(약 120조 원)로, 월별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이에 7월(882억 달러)에 경신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대로면 하반기 보관금액이 1000억 달러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서학개미는 지난달 ‘블랙 먼데이’를 중심으로 엔비디아가 폭락하고,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세를 크게 줄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고점론’ 등이 거세지면서 이들은 지난달에만 ICE반도체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상장지수펀드(ETF)’(티커명 SOXL)를 34억 달러(약 4조4915억 원) 넘게 매도했고, 엔비디아는 29억 달러(약 3조8097억 원) 매도했다.
그러나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이하)을 단행하면서 서학개미의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학개미는 ETF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거셌다. 이달 순매수 상위 1~10위 종목이 전부 ETF기 때문이다.
이달 가장 많이 사들인 상품은 일명 ‘슈드’로 불리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SCHD)다. 26일 기준 총 6361만 달러(약 836억 원) 순매수했다. 이 상품은 미국 대표 고배당주 100개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미국 배당주 ETF다. 최근 빅테크가 주가 변동성을 키워 수익률 공포를 맛본 서학개미들이 안정적인 배당주 ETF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500 트러스트 ETF’(SPY)와 ‘뱅가드 SP 500 ETF’(VFV)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며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매수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하자, 현재를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반도체 3배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도 많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의 호실적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각) 장 마감 직후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77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도 1.18달러를 기록했다. 모두 월스트리트 예상치(매출 76억6000만 달러, 주당 순이익 1.12달러)를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이에 26일(현지시각) 마이크론은 14.73% 급등한 채 마감했고, 미국 주요 반도체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47% 상승 마감했다.
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여부에 대한 신호를 줄 수 있는 경기 지표들에 대한 민감도는 당분간 높게 유지될 전망”이라며 “3분기 이익 환경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이익이 양호한 테크, 헬스케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 전에는 정책 수혜 업종의 등락이 반복될 수밖에 없으나, 10월 중순부터는 어느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주목할 수 있는 기업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표적으로 산업재와 인프라, 제조, 내수 소비재 기업 등”이라고 했다.
[이투데이/손민지 기자 (handm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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