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왕이, 뉴욕서 외교장관 회담…美·中, 소통 가속

블링컨 "中에 남중국해 불안정 초래·러 방위산업 지원 등 우려 강조"

블링컨 "양국 정상, 향후 몇 주 내지 몇 달 안에 소통할 것 기대"

뉴욕에서 만난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 [뉴욕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 국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이날 미국 뉴욕의 주유엔 중국대표부에서 회동했다.

두 사람은 별도의 공개 모두발언 없이 진행된 이 회담에서 양자 현안, 역내 문제, 국제 이슈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회담 뒤 진행한 단독 기자회견에서 "합성 마약과 전구체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고 양국 군(軍)간 소통 개선, 인공지능(AI) 리스크 문제 등 양국 정상이 지난해 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서 왕 부장과 솔직하고 실질적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의 회담 계기에 중국 측에 양국간 경쟁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것과 이를 위해 군(軍)을 포함해 양국간 소통을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은 동시에 국제보건, 마약 등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분야에서는 협력을 강화하고 그 외 분야에서의 정책적 차이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미국은 최근 커넥티드카에 중국산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사용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발표하는 등 국가 안보 차원에서 중국을 겨냥한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은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 미국의 조치에 대해 차별적이라고 반발하면서 일부 맞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은 군사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등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단절됐던 각종 대화를 재개하면서 서로 관리 모드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이날 회담 의제에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안보 현안도 포함됐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기치로 내건 미국은 중국이 대만 및 필리핀 등을 상대로 남중국해에서 강압적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지속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중국이 러시아의 방위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런 우려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대(對)중국 조치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블링컨 장관도 회견에서 "저는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험하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에 대해서 우려를 제기했다"면서 "러시아의 방위 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대한 강한 우려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중국의 러시아 방위 산업 지원에 대해서는 중국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안'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한편으로는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원한다고 말하면서 다른 편으로는 자국 기업이 푸틴의 침공을 돕는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서로 맞지 않는다"라면서 "중러 관계는 해당 국가 소관이나, 그 관계가 러시아가 전쟁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두 사람은 중동 전쟁 문제와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은 지난 7월 아세안 관련 외교 장관 회의가 열렸던 라오스에서 회담한 바 있다. 두 사람은 당시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중국을 방문,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주 내 통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연내 다자 정상회의 계기에 미중 정상간 회동이나 통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공유할 만한 스케줄은 없다"면서도 "양국은 정상간 소통의 중요성하다는데 동의했기 때문에 향후 몇주 내지 몇달 안에 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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