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2024.09.27 oks3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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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주립병원에 수감된 '조커'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은 뼈만 앙상한 몸으로 작고 더러운 감방에서 살고 있다. 매일 아침 감방에 나와 소변통을 비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얼굴은 절망으로 일그러졌지만 감방 안팎에서는 이미 유명인사다. 생방송에서 심야 토크쇼 진행자 머레이 프랭클린을 죽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조커가 주립병원의 노래모임에서 헝클어진 머리 너머 절박한 시선을 가진 리 퀸젤(레이디 가가)을 만나면서 세기말적인 우울을 담은 주크박스 뮤지컬로 변한다. 운명적으로 만난 리 퀸젤은 순식간에 아서의 삶을 뒤흔든다. 리 역시 자신을 할리 퀸이라 지칭하며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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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영화는 마치 음악이 곁들여진 법정드라마로 전개된다. 주인공 아서 플렉이 과연 미친 사람인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인지가 배심원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된다. 그의 유무죄 판단에 중요한 핵심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재판이 진행될수록 아서는 전 국민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영웅이 되어 간다. 그러나 아서에게 중요한 건 리 퀸젤과의 사랑 뿐이다.
이 어둡고 우울한 사랑이 두 사람이 주고받는 노래로 포장됐지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감동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레이디 가가가 갖고 있는 폭발적인 가창력이 잘 표현된 것도 아니고 호아킨 피닉스의 노래가 깊이 있게 전달되지도 않는다. 스토리와 노래가 따로놀면서 삐걱거린다. 뮤지컬 넘버처럼 쓰인 대부분의 곡들은 '올드팝'을 연상케 하는 노래들이다.
타블로이드TV 진행자인 패디 마이어스(스티브 쿠건)와의 교도소 인터뷰에 응하면서 뮤지컬 '팔 조이'의 삽입곡 'Bewitched, Bothered and Bewildered'를 부른다. 또 영화의 곳곳에서 'If My Friends Could See Me Now'나 'That's Entertainment'등을 오래된 LP를 꺼내들 듯 두 사람이 번갈아 선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노래라면 많은 아티스트들이 불러 익숙한 'If you go Away'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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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아킨 피닉스는 결코 관객을 배반하지 않는다. 20여 킬로그램을 감량하면서 펼쳐보이는 연기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마른 몸으로 탭댄스를 선보이는 장면 등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레이디 가가의 캐스팅은 성공적이다. 연기와 노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레이디 가가야말로 이 영화에 최적화 된 배우가 아닐 수 없다. '(They Long to Be) Close to You'를 부르는 가가의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개인적인 호오가 있겠지만 2019년 '조커'가 줬던 강렬한 인상에 비한다면 5년 만에 돌아온 '조커: 폴리 아 되'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겠다. 그 이유는 모호함에 있다. 선과 악의 경계에서 우울쭈물 하는 모습과 음악과 드라마 사이에서의 방황, 어정쩡한 로맨스 등이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드는 영화다. 10월 1일 개봉.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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