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9~10차 회의서 합의점 찾아와
트럼프 리스크 대비 조기타결 공감대
다만 우리 정부 요구 반영 제한될 수도
트럼프 재집권시 '재협상' 역효과 우려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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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8차 회의가 25일 시작됐다. 과거 SMA 협상 사례를 살펴보면 통상 9~10차 회의에서 합의점을 찾았던 만큼, 8차 회의에서 진척을 이룬다면 이르면 다음 달에는 타결될 전망이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 열린 SMA 8차 회의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우리 측은 이태우 외교부 방위 분담 협상대표를 비롯해 국방부·기획재정부·방위사업청 관계자, 미국 측에선 린다 스펙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이끄는 국무부·국방부·주한미군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SMA 협상은 지난 4월 23~25일 미국 하와이에서 첫 회의를 개최한 뒤 가장 최근인 지난달 27~29일까지 서울과 워싱턴DC를 오가며 7차례 이뤄졌다. 이번 8차 회의까지 한 달에 1~2회 개최된 것으로, 과거 SMA 협상에 비해 상당히 자주 열리고 있다.
12차 SMA의 시효는 2025년 말까지로 1년 8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시작한 조기 협상임에도 이처럼 이례적으로 속도를 내는 건 ‘트럼프 리스크’ 때문이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에 대비해 조기에 13차 SMA를 체결하자는 데 윤석열 정부와 조 바이든 미 정부가 공감대를 이뤘다.
11월 예정된 미 대선에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11차 SMA 체결 과정에서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요구해 협상을 어렵게 만든 바 있다. 10차 SMA 만료 이후까지 협상이 길어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들이 무급휴직을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수배 인상에다 주한미군 철수까지 거론하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한 조기 타결에 한미 정부가 뜻을 같이 하는 만큼, 늦어도 연내에는 원만히 합의할 공산이 크다. 직전 7차 회의에서 미 대표단이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밝힌 데다, 미 외신들은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우리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연내 타결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전례를 고려하면, 이르면 다음 9차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그간 SMA 협상은 1년 정도가 소요됐는데 회의 차수로 따지면 9~10차 회의에서 마무리돼왔다.
다만 조기 타결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우리 정부의 요구 반영이 다소 제한될 수도 있다. 현행 11차 SMA는 2021년 방위비 분담금 1조18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올렸고, 2025년까지 4년간 매년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린다. 정부는 12차 SMA 인상률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또 매년 인상 기준을 국방비 인상률이 아닌 물가상승률과 연동하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12차 SMA를 조기 체결하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재협상을 요구받을 우려도 있다. SMA는 우리나라에선 국회 비준을 거치는 협정으로 다루는 반면 미국에선 의회 동의가 필요 없는 행정협정으로 여겨져서다. 지금의 트럼프 리스크 회피 노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역효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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