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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 (목)

결혼 비용도 리베이트…"세금도 저희가 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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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세청이 불법 리베이트가 만연한 의약과 건설, 보험중개업체 47곳을 대상으로 전격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런데 의약품 업체 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들을 밝히느니, 차라리 세금을 대신 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권영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절대 '갑'인 의료인에게 의약품 업체가 제공하는 리베이트는 고질적인데다 형태도 다양합니다.

[제약업체 관계자 : (리베이트) 종류가 너무 많아서…. 회식비 결제해 준 거 있거든요. 그런데 회식비가 1백~2백만 원이 아니에요. 천만 원 단위예요. 왜 그러냐면 호텔 뷔페거든요. 병원 전 직원들 회식이니까. 제약사 직원이 쓱 결제를 하고 와요.]

한 의약품업체는 의원 원장 부부의 웨딩홀 예식비와 신혼여행비, 예물비 등 수천만 원을 대납했습니다.

의사 집이나 의원으로 수천만 원 상당의 고급 가구와 대형 가전제품을 배송해 줬고, 수천만 원어치 상품권을 주거나 현금을 원하면 마트에서 카드깡을 해서 건네기도 했습니다.

이런 리베이트로 이 회사가 지출한 금액만 수백억 원에 달합니다.

리베이트 수법도 추적이 어렵게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업체는 능력도 안 되는 의료인 가족업체에 임상용역비를 허위, 또는 과다 지급했고, 의약품 판매 대행 업체를 세운 뒤 이 업체의 주주로 의사를 등재해 주고 배당금 형식으로 리베이트를 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은밀하게 주고받는 리베이트는, 의약품 업체들은 통상 경비로 처리하고, 의사들은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세금 탈루 수단이 됩니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의료계의 카르텔이 얼마나 강고한지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민주원/국세청 조사국장 : 의약품 업체 영업 담당자들은 리베이트를 수취한 의료인을 밝히느니 그들의 세금까지 본인들이 부담하겠다며 하소연하는 모습을 보여….]

이번에 국세청 세무조사 대상에 오른 의약품 업체는 모두 16곳입니다.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의료인도 일부 확인돼 소득세 추징에 들어갔는데, 조사 대상은 수백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영상편집 : 정용화)

권영인 기자 k0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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