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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여야의정 협의체’ 좌초 수순…한동훈 “尹과 허심탄회 논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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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부 뺀 ‘여야의’ 띄우자”… 與 “의사 측, 이번 주 참여 논의”

서울신문

한동훈(왼쪽)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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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지난 24일 만찬 회동이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면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추진 동력을 잃어 가는 모습이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재조정 논의 여부를 둘러싼 당정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야당은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부터 띄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협의체 출범이 좌초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25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의료 단체와 사직 전공의 등과 물밑 접촉하며 설득 작업을 이어 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의료 단체 측이 일차적으로 이번 주까지 내부 논의를 거치기로 했다”면서도 “(최종 참여 여부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은 “의료계와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면서 “전망이 어둡긴 어둡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내 협의체의 윤곽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정 간 평행선을 달리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조정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다. 협의체 구성을 주도하는 한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에게 의료계의 참여를 위한 명분을 줘야 한다고 설득하려 했지만, 의대 정원을 포함한 의정 갈등 해법 의제는 만찬 테이블에 오르지 못했다. 한 대표가 전날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요청한 가운데 독대가 성사될지, 성사되더라도 언제 만날지는 불투명하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따로 만나 난항을 겪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협의체 출범이 이번 주를 넘기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거론한 지 한 달째가 된다. 친한(친한동훈)계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의료계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있어 유연한 입장 변화가 없다면 사실상 현재로서는 (협의체 출범이)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반면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은 프로세스가 진행됐기 때문에 2026년부터 다시 한번 논의해 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정부를 뺀 여야의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에 대한 의료계의 신뢰가 떨어졌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모습이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이 위협받는 시점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그저 ‘밥만 먹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적”이라며 “정부 여당이 현 시국의 심각성을 외면한 것이고 무책임하게 국민의 마지막 신뢰마저 저버렸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비판했다. 특위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의료 대란을 일으킨 근본적인 원인이 의료 민영화 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회가 나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만들자고 하는데도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것은 정부가 매우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다만 국민의힘은 여야의 협의체부터 띄우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도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며 “정부를 뺀 협의체 출범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상황이 꼬일 대로 꼬여 버린 만큼 협의체 구성을 성급하게 밀어붙이기보다 숨 고르기를 통해 논의를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장진복·황인주·조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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