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틀 연속 헤즈볼라 시설 폭격,
로켓·미사일 부대 사령관·지휘관 2명 사망…
레바논 장관, 바이든 유엔 연설에 "약하다"
25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내 헤즈볼라(남부 중심의 무장정파) 군사시설 공격으로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 사살에 성공해 중동 전면전 공포를 키우는 가운데, 레바논은 미국이 전쟁 중재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로켓·미사일 부대의 사령관 이브라힘 쿠바이시와 다른 2명의 지휘관 사살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25일 새벽 쿠바이시 사망을 확인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성명에서 "24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의 한 아파트 건물에 대한 공습으로 쿠바이시가 사망했다"며 "1980년에 헤즈볼라에 합류한 그는 정밀 미사일 등 헤즈볼라의 다양한 미사일 부대를 지휘했고, 2000년 도브산 납치·테러 공격을 계획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 당시 해당 부대의 다른 핵심 지휘관들도 있었다"며 지휘관 2명도 사살했다고 부연했다. 2000년 당시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도브산에서는 이스라엘군 3명이 헤즈볼라에게 납치돼 살해됐고, 이들의 시신은 2004년 포로 교환을 통해 이스라엘로 운구됐다.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의 장례식장으로 관이 옮겨지고 있다. /로이터=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외신은 이스라엘군이 전날 헤즈볼라의 남부 전선 사령관이자 서열 3위인 알리 카라키 제거에는 실패했지만, 이날 공습으로 로켓·미사일 부대 사령관 사살에 성공했다고 짚었다. 헤즈볼라 측은 23일 이스라엘군 공습의 목적이 카라키 사살이었지만, 카라키는 살아있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앞서 무선호출기(삐삐), 무전기 폭발로 헤즈볼라 통신망을 마비시킨 데 이어 레바논 내 헤즈볼라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전날 기준 24시간 동안 레바논 전역에 약 650차례 공습을 감행해 헤즈볼라 시설 1600개 이상을 타격했고, 이날은 헤즈볼라의 거점인 베이루트의 다히예 지역 등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습으로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목표물 1500곳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이스라엘 중부를 향한 로켓 공격을 지휘한 쿠바이시는 6층까지 주거용 건물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의해 사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이날 공습으로 해당 건물의 3개 층이 파괴됐고, 쿠바이시를 포함해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피라스 아비아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전날부터 계속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69명이 사망하고, 1835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북부 어퍼 갈릴리지역에 설치된 아이언돔 방공망이 24일(현지시간) 남부 레바논으로부터 발사된 로켓 등 발사체들을 요격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즈볼라도 대응에 나섰다. AFP통신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4일 이스라엘을 18차례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자국 북부를 향해 약 3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다만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로 인한 이스라엘군의 사망 등 구체적인 피해 내용을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레바논 당국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책임을 미국에 돌리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로이터에 따르면 레바논의 압달라 부 하비브 외무장관은 24일 유엔 총회 참석 계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우리 구원의 열쇠"라며 미국만이 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강력하지도, 유망하지도 않다(not strong, not promising)"고 지적하며 "미국은 중동, 레바논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유엔 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로 중동이 전면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유엔이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오랜 동맹국이자 최대 무기 공급국이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