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멀어진 상장…CJ CGV 홍콩법인의 몸부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19 직격탄에 상장 불가능해져
5년 연속 무상감자로 결손금 줄이기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CJ CGV의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사업 통합법인인 홍콩법인 CGI홀딩스(CGI HOLDINGS LIMITED)가 올해도 무상감자를 단행한다. 누적된 결손금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당장의 상장은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해외 사업이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먼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꼬인 스텝

CGI홀딩스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16.58% 비율의 무상감자를 결정했다. 오는 11월 8일 무상감자 후 CGI홀딩스의 자본금은 기존 4584억원에서 4242원으로 줄어든다. CGI홀딩스의 발행주식은 무액면주식으로 이번 무상감자에 따른 주식 수 변동은 없다.

무상감자는 주주들에게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주식을 소각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결손금을 보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CJ CGV는 "자본금의 자본잉여금 전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CGI홀딩스는 CJ CGV가 아시아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회사다. 지난 2009년 중국 내 극장 설립과 자금 조달, 자회사 관리 등 중국 사업을 위해 설립됐다.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원래 CJ CGV가 먼저 주목한 해외법인은 CJ CGV 베트남 홀딩스(CJ CGV Vietnam Holdings Co., Ltd.)였다. 이 회사는 베트남 극장 시장 1위인 베트남 사업회사 CJ CGV 베트남의 최대주주다. CJ CGV는 성장세가 뚜렷한 베트남 법인을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시키고 공모자금을 베트남 사업 확대와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CJ CGV는 튀르키예 투자 실패로 차입금 부담이 급격히 커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대한 가격에 미치지 못한 평가를 받으면서 CJ CGV 베트남 홀딩스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CJ CGV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투자를 유치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CJ CGV는 2019년 11월 CGI홀딩스를 중심으로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사업을 통합했다. 그리고 통합법인 CGI홀딩스의 홍콩 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MBK파트너스-미래에셋증권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으로부터 3336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문제는 이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되면서 CGI홀딩스는 손실만 떠안았다. CGI홀딩스는 2020년 18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이듬해 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이후에도 순손실 규모는 계속 커졌다. CGI홀딩스의 순손실은 2022년 99억원, 2023년 193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123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사업 회복세

CGI홀딩스의 상장은 사실상 요원해졌다. 당초 FI와의 약속은 지난해 6월까지 홍콩 증시에 상장하는 것이었으나 지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CJ CGV가 아시아 사업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2019년 투자 유치 계약 당시 CJ CGV는 매수청구권(콜옵션)을, FI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보유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FI가 투자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면 CJ CGV의 지분까지 모두 매각 대상이 된다.

다행히 CJ CGV는 지난해 투자금 일부에 대한 조건부 인수조건을 포함한 콜옵션을 추가하기로 하고 올해 6월까지로 상장 시기를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잠시 기한을 미룬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CJ CGV는 새로운 FI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지만 CGI홀딩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역시 어려운 실정이다.

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CJ CGV는 신종자본증권, 공모채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7월에는 FI의 지분 일부인 19만8830주(9.29%)를 1263억원에 사들였다. FI가 일부 투자금을 엑시트 하는 데 성공하면서 올해 다시 한 번 상장 기한을 연기해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 CGV는 해외 사업 회복세가 빠른 만큼 상장 계획을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CJ CGV의 해외사업은 점차 회복되는 추세다. 특히 베트남의 회복세가 뚜렷하다. CJ CGV의 베트남 지역 매출액은 2022년 1499억원에서 지난해 1849억원으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는 1227억원의 매출액을 내면서 연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CJ CGV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가파르며 특히 베트남의 실적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CGI홀딩스의 상장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