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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롯데리아 “배달용 가격 인상”…편의점·SSM도 대응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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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 못찾는 배달요금



배달 플랫폼 수수료를 두고 앱 운영사와 입점 업체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외식 업계는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을 속속 도입했고, 배달 앱에 입점한 편의점과 기업형 수퍼마켓(SSM)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상생협의체를 통해 갈등을 풀겠단 입장이지만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상생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24일 롯데그룹의 외식사업체 롯데GRS는 이날부터 롯데리아 배달 제품의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단품 메뉴는 700~800원, 세트 메뉴는 1300원 올린다. 롯데GRS 관계자는 “전국 가맹점 협의회와 논의한 끝에 가맹점 이익을 위해 배달 정책을 변경했다”며 “고객이 혼선을 빚지 않도록 바뀐 정책을 충실하게 안내하겠다”고 했다.

중앙일보

김주원 기자


앞서 맥도날드·버거킹·KFC·파파이스도 이중 가격을 도입해 배달 제품 가격을 올렸다. 맘스터치는 가맹점주의 요청에 따라 일부 매장에서 차등 가격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중가격을 도입한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 주문은 배달료, 앱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든다”라며 “비용 구조가 다른 만큼 가격도 다르게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달 앱에 입점한 편의점과 SSM도 배달 수수료 갈등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GS더프레시,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 SSM은 배달 앱을 통해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퀵커머스)를 하고 있다. 배달료와 앱 수수료는 본사와 가맹점주가 분담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선 음식 배달 수수료 갈등이 퀵커머스로 번지면 편의점과 SSM이 배달 플랫폼 의존도를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자사 앱이나 네이버, 카카오 등을 더 많이 활용하는 방식으로다. 한 SSM 관계자는 “외식 업체와 수수료 구조는 다르지만 외식 업계 갈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며 “배달 플랫폼 중심에서 자사 앱이나 네이버 등 다른 플랫폼의 활용도가 더 커질수 있다”고 말했다.

24일 배달 플랫폼-입점 업체 상생협의체는 5차 회의를 열고 결제 수수료 현황, 중개 수수료 투명성 제고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배달 앱 3사의 현행 결제 수수료는 1.5~3%, 중개 수수료는 9.7~9.8%다. 협의체는 다음 6차 회의에서 당사자 간 협의를 진행하고, 공익위원이 중재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7월 협의체를 구성하며 10월까지 상생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영업계에 따르면 정부 주선 협의체에 참여하는 입점업체 측(소상공인연합회 등)은 “배달앱 3사가 중개수수료를 2~6.8%로 낮춰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일단 전날 비공식적으로 쿠팡이츠부터 접촉해 뜻을 전달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날 배달의민족(배민)을 공정위에 신고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의체의 논의 경과가 지지부진하고 배달 앱이 상생안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게 이유다.

업계에선 배달 플랫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해 상생안 도출이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온다.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배달 앱 3사가 수수료를 낮추긴 쉽지 않다는 게 이유다. 합의안에 이르지 못 하면 배달앱 3사에 대한 정부 조사 등으로 번질 수 있다.

상생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소상공인 측의 한 관계자는 “배달앱 3사가 10월 국회의 국정감사가 끝날 때까지 시간 끌기를 하는 거 같다”고 불안해 했다.

오삼권 기자, 세종=김민중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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