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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트럼프가 경합주 싹쓸이할 수도…미국 민주당 역전패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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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약 6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단 여론조사가 잇따르지만 민주당에선 패배 불안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에서 숨은 트럼프 지지자,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으리란 우려 때문이다.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한다면 대선 승패를 쥔 경합주 7곳을 트럼프에 모두 내어줄 수 있단 전망까지 나온다.

머니투데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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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매체 더힐은 23일(현지시간) 해리스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지만 민주당 내에선 잘못된 낙관론에 빠질 수 있단 불안이 크다고 전했다. 해리스가 젊은 유권자와 유색인종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들여 여론조사보다 더 큰 격차로 승리하길 바라지만, 되레 샤이트럼프가 훨씬 많을 수 있단 우려가 크단 전언이다. 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금으로선 어떤 여론조사도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앞서지만 격차는 오차 범위에 머무른다. 해리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후 뒤늦게 등판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민주당에 승리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상승세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해리스는 트럼프와의 TV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둔 뒤 약 1%P(포인트) 정도의 지지율 상승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는데, 뉴욕타임스(NYT)는 21세기 들어 대선 TV토론 승자가 누린 가장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또 미국 대선에선 전국 지지율보다 중요한 게 경합주 지지율이다. 해리스는 러스트벨트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모두 트럼프보다 우위를 보인다. 이 3개 주는 선거인단을 총 44명 보유하고 있어, 해리스가 예상대로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하고 이 3개 주를 모두 차지할 경우 대통령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이곳에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가 평균 0.7~1.7%P에 불과하단 사실이다. 이 3개 주는 과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블루월로 불렸지만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지지자인 샤이트럼프를 가장 과소평가한 지역으로 꼽힌다. 예컨대 2020년 같은 시기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에서 트럼프를 4.8%P 앞섰지만 실제 대선에선 1.2%P 차이로 이겼다.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더했다. 바이든이 각각 8%P, 6.7%P 우위였지만 선거 결과에선 득표율 격차가 2.8%P, 0.8%P에 불과했다. 이번에도 샤이트럼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실제 투표에선 트럼프의 역전도 충분히 가능하단 의미다.

선벨트 경합주의 경우 해리스는 선두 탈환에 애를 먹고 있다. 트럼프는 조지아,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해리스를 0.4~2.2%P 앞선다. 네바다에서만 해리스가 0.2%P 우위다. 2020년의 경우 바이든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트럼프를 1.2%P 앞섰지만 실제 선거에선 트럼프에 내주었고, 애리조나에선 지지율이 4.8%P 높았지만 선거에선 1만1000여표 차이로 간신히 이겼을 뿐이다. 조지아에선 10월부터 바이든이 역전을 시작해 선거 직전 지지율 격차를 1.2%P까지 벌렸지만 이곳에서도 약 1만표 차이로 겨우 승리했다.

영국 가디언은 "2020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여론조사 오차가 재현된다면 트럼프가 7개 경합주를 전부 승리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현실적인 우려"라고 지적했다. 익명의 한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선 전망에 대해 "불길하다"며 "걱정되는 게 사실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단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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