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대표 구속기소…檢 "위험의 외주화, 인명 경시 행태"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28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4.08.28.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화재'와 관련해 검찰이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의 박순관 대표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수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안병수 2차장검사)은 24일 박 대표와 박중언 총괄본부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사고 책임이 있는 아리셀 상무 등 관계자 6명과 법인 4곳도 불구속기소했다.

박 대표는 유해·위험요인 점검 미이행 등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위반한 혐의, 박 본부장은 전지 보관관리(발열감지 모니터링), 화재 대비 안전관리(비상구 설치) 등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아리셀은 안전보건 관련 예산을 최소한으로 편성·집행했고, 담당부서 인력을 감축했을 뿐 아니라 안전보건관리자가 퇴사한 후에도 약 4개월간 공석으로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에도 전지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는 이를 형식적인 관리자로 임명하고 인수인계 없이 소방·안전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

아리셀은 무허가 파견업체를 운영하는 B씨로부터 전지 제조공정에 근로자 320명을 파견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리셀은 비용절감을 위해 B씨로부터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들을 파견받아 안전교육도 없이 고위험 전지 생산공정에 즉시 투입했다.

이들은 파견근로자가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했는데도 관련 산재발생 사실을 은폐한 혐의도 받는다.

박 본부장은 국방부 납품용 전지의 불량을 숨기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에 제출한 수검용 전지를 바꿔치기한 업무방해 혐의와 관할관청 허가 없이 방화구획을 위한 벽을 임의로 해체한 건축법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이 사건은 다수의 사고 징후에도 위험을 방지하고 안전관리체계를 갖추지 않은 극도의 안전불감증, 불법파견을 통한 위험의 외주화와 인명경시 행태 등이 중첩적으로 작용했다"며 "그 결과 전지제조 작업장의 위험성도 모른 채 투입된 근로자 23명의 고귀한 생명을 앗아간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팀 검사들이 공판팀을 구성해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면밀하게 공소유지를 하겠다"고 했다.

아리셀은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에 리튬전지 제조 공장을 보유한 업체로, 해당 공장에서는 지난 6월24일 화재가 발생해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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